자귀꽃
말조차 울컥 삼키고
돌담아래
한 다리 곧게 펴고 앉아
후두둑 소낙비 한줄기
눈물 한줄기
훅 들이킨 흙내 한 줌
자귀꽃 흐드러진 길
가뭇한 기억을 잡고
새파란 하늘을 비껴
꽃잎조차 미동 없을
이별을 고하지
잘 가시게
고이고이
잔걸음 아껴가며
분홍빛 웃음 머금고
잘 가시게
눈 시린 하늘빛도
뜨겁게 여린 분홍빛도
바람도 잡지 못할 꽃잎도
나
그대 본 듯
못 볼 듯
어느 여름
흔들리는 그 자귀꽃 본다면
그대 못 보는
나인 줄 알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