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하는 에세이란

나로 인한, 나에 의한 글쓰기

by 칼미아

사전에 에세이의 정의를 찾아보면 이렇다. 문학 일정한 형식을 따르지 않고 인생이나 자연 또는 일상생활에서의 느낌이나 체험을 생각나는 대로 쓴 산문 등. 내가 생각하는 에세이도 이와 비슷한 의미를 가지는 것 같다. 하지만 '에세이'라는 카테고리, 혹은 그 명칭 때문에 너무 전문적으로 느껴지고 처음엔 시도하기 꺼리기도 했다. 잘 쓴 에세이란 무엇일까. 도서관에 가서 에세이를 읽는 것은 재미있는데 내가 쓰는 것은 또 다른 것 같고... 계속 에세이가 아니라 일기가 되어버리고 기록문이 되어버리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하지만 나름대로 글을 계속 쓰다 보니 나만의 기준이 생겼다. 제일 중요한 건, 자신이 세운 기준이다. 일기 또한 에세이의 범주 안에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너무 막연하게 생각되면 일기의 형식을 빌려서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내가 쓴 방법이었지만 거기서 이제 사건의 나열보다는 느낌과 감정, 내 생각, 발상, 아이디어 등 추상적인 것들의 비중을 더 늘이기 시작했다. 수능 공부할 때 배우는 순행적 구성과 역순행적 구성이 도움이 조금 되는 것 같다. 일기를 만약 시간 순서대로 써왔다면, 에세이는 굳이 그럴 필요 없이 뭔가 하나 떠오르는 게 있으면 거기에 꼬리를 물고 늘어져서 자신의 생각을 90%로 채우는 산문인 것 같다. 예를 들어 오늘 하루 동안 내가 한 일 즉, 수능 공부를 어떻게 했는지 그냥 적어 내려가고 그에 대한 느낌을 묘사 다음에 적어서 끝내면 일기에 그치겠지만 수능 준비하면서 들었던 생각, 혹은 아이디어를 하나 가지고 마인드맵처럼 감정을 표현했다가 견해를 넣고, 그 생각에서 파생되는 또 다른 생각이 있으면 거기로 이어져서 삼천포로 흘러가더라도 마지막에 중심 생각을 간략하게 설명해주면 '나의 에세이'가 완성되는 것 같다.


요약하자면, 에세이는 마인드맵 같은 친구로서, 순행적이든 역순행적이든 상관없으며, 감정과 묘사의 순서 또한 상관없다. 하고자 하는 말을 전달하기만 하면 되는 프리스타일 글쓰기다. 약간 옵션들이 여러 개 주어지는 듯한 글쓰기다. 어떻게 할지 하나서부터 열까지 내 마음으로 정할 수 있는 글쓰기. 말 그대로 정말 자유로운 글. 블로그에 올라가는 글이나 편지, 시, 심지어 비석에 적혀있는 글까지 다 에세이로 볼 수 있다. 단, 딱 하나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자신의 생각'과 느낌과 감정이 90% 차지하는 것이다. 초점이 내가 되어야 한다. 내가 보고 느낀 것, '어떤 것에 대해 누구는 그러더라' 이 말만 넣는 게 아니라, 그래서 그 말에 대해서 내 생각은 어떤지. 이 말에 동의한다면 인용한 이유가 있다면 세세하게 알려주고, 자신의 부분들을 스스럼없이 원하는 만큼 보여주는 글이다. 그래서 에세이를 쓸 때는 절대 눈치를 보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자유라는 단어가 핵심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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