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솔한 대화가 이런 느낌이구나...
어제 부모님과 고깃집에 갔다. 크로이티스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진이 빠져있었는데 엄마가 평소에는 1,2잔씩만 권하던 술을 계속 주시는 것이었다. 나는 분명히 4잔으로 기억하는데 엄마는 어떻게 2잔만에 갈 수가 있냐고 그런다. 흠...주사는 엄마를 닮았다. 술을 마시고 한 없이 웃는다.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이 내가 저번에 항우울제를 다 털어넣었을때랑 비슷하다. 아직 미성년자니까 부모님이 주신 술 몇 잔은 괜찮다고 믿는다. 엄마랑 많은 대화를 했는데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는다. 다만 엄친아가 나와 비슷한 처지인 것을 알고 그 자식과 나중에 성인이 되면 같이 술을 마셔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어쩜 나랑 사는 게 이렇게 비슷할지....생각보다 나는 내 자신과 가족을 많이 알고 있었다. 너무 많이 알아서 답답했던 걸까...어차피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꽉 막힌 생각때문에...엄마는 술만 마시면 행복해진다. 그리고 되게 개방적으로 변한다. 같은 사람이 맞나 싶다.
물론 그 날 아빠는 좀 고생을 하셨다. 여동생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가끔씩은 이러는 것도 너무 좋은 것 같다. 엄마는 내가 대학생활을 하면서 술에 약할 것 같다면 너무 앞선 걱정을 하신다. 나는 원하는 대학 갈 수 있을지부터 걱정인데...엄마랑 나는 또 느끼지만 정반대다. 하지만 더 이상 같이 있는 게 그렇게 불편하지는 않다. 고민만 많아서 걱정인데 그런 사람들도 어찌저찌 살아가나 보다. 내가 너무 세상에 의해 쫄아있는 기분이었다. 19살은 애매한 나이다. 성인은 아닌데 성인이 되기 직전이다. 성인이 아닌데 성인이 되는 것에 대한 걱정을 한다. 대학도 성인이 된 나에 대한 걱정에서 나오는 것이니까. 하지만 그 만큼 20대부터 시작되는 삶에 대한 기대가 큰 나인 것도 알기에 이렇게 힘든거겠지...기분이 나아지니까 지난 내 행동들이 쪽팔리기 시작한다. 학교에서 질질 짜면서 '우밍아웃' (우울증) 해버린 게....근데 요즘에는 흔한 질환 아닌가...약간 합리화지만 괜찮다. 원래 내 삶이 처음부터 그렇게 평범하진 않았으니까.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던 물론 관심없지만 나만 또 과의식하는 것일거다. 하지만 괜찮다. 크로이티스,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또 대답 안하지만 너는 나이니까 그렇다고 볼께.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쾌감을 준다. 나의 탄력회복성은 장점이다. 언제 또 크로이티스가 말썽을 일으킬지 모른다. 하지만 더 이상 쫄고만 있지는 않는다. 걔도 약한 존재라는 걸 이제 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