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쓰는 편지라고 하기는 했지만 사실, 이번년도에 내가 바라는 것들이 이뤄지길 기원하면 쓰는 글이다.
-나에게-
성인이 되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네. 아직 사회를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아직은 현실을 잘 모르는 듯 해. 취직준비를 하는 오빠가 성인이 되면 어떻게 살건지 슬슬 생각해보라고 했어. 20살 되어서 한심하게 고민하는 것보단 지금 고민해두는 게 낫다면서. 솔직히 나는 수능대비하기도 바쁜데 요즘 글쓰기에 푹 빠져버렸지 뭐야. 소설하나를 어제 완결짓고 앞으로는 공부만 죽어라 하겠다고 다짐을 했어. 그래도 글을 쓰고 있지 않은 순간은 내 자신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지금 내 앞에는 새로 산 수능특강 책들이 쌓여져 있고, 여러인강을 위한 컴퓨터도 있지. 잠을 막아줄 커피도 있고. 하지만 공부를 시작하기 전 나는 오늘 내가 바라는 것에 대해 얘기해보려해. 20살이 되면, 엄마의 친구분께 부탁해서 호주로 가서 알바를 하며 경험을 쌓고 싶어.
물론 엄마는 얘기는 드려보겠다고 하시지만 되면 참 좋겠다. 인종차별을 당한다면 그 사람에게 가서 인터뷰를 할거야.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내 책에 아주 좋은 소재가 되겠지. 조금 이상한 신념인지는 몰라도 나는 슬픔과 좌절만큼 좋은 경험은 없다고 생각해. 왜냐하면 이야기 소재 그자체로 적합하니까. 그래서
많이 다쳐보고 싶어. 나는 미신을 믿지는 않아. 하지만 타로집에 가니까 너는 30살까지는 고생할 거라고 하더라. 뭐, 어쩌면 나한테는 잘 된거야. 대학에 가서 대학생활을 경험하고 내가 구상해두었던 소설을 쓸꺼야. 대학 경험이 꼭 필요한 소설이거든. 그게 내가 대학에 가는 이유야. 그때의 경험은 내 책을 위해 꼭 필요하거든.
연애도 엄청 열심히 할거야. 이것또한 엄청난 경험이니까. 20대에는 공무원 준비를 할거야. 출입국관리직을 맡아서 가끔 공항에 오는 외국인들과 얘기도 하고, 열심히 일해서 연금도 받을꺼야. 틈틈히 글을 쓰면서 공무원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을꺼야. 그리고 그 와중에 책도 열심히 낼꺼야. 장르는 다양할 수록 좋아. 스릴러, 판타지, 영어덜트 등 여러 장르를 씹어먹을 거야. 그 후 은퇴를 하게 되면 모아 두었던 돈을 가지고 세계여행을 다니며 더 많은 경험을 할 거야. 그리고 또 책을 쓰겠지. 정식 작가로 등단되는 게 꿈이긴 한데 그건 퇴직하기 전에 될 수도 있어. 가능성을 열어둘꺼야. 공부를 하던 열정으로 책을 하나하나 완결할 거야. 그리고 그렇게 행복하게 살다가 눈을 감기 전 인생작을 같이 묻어달라고 할거야. 그렇게 눈을 감기 전 나는 생각하겠지. 내 인생 자체가 글을 쓰는 과정이었다고. 이런 마인드로는 상처를 받을래야 받을 수 없을꺼야. 왜냐하면 상처를 받더라도 그게 참 값진 소재거든. 그러니 하루하루를 어떻게든 알차게 보내길 바래. 글을 열심히 쓰라는 말이야.
꼭 이뤄졌음 좋겠지만 그렇게 안되더라도 글은 쓰는 거니까 감사하며 살길 바래.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