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체험기

하루 했는데 더 이상 못하겠다.....

by 칼미아

물류센터에 일을 하러 갔다. 하루 일하고 하루 버는 게 제일 좋은 점이었다. 셔틀버스도 운영해서 편하게 갈 수 있었다. 코스별로 사람들을 태우고 가던 셔틀은 만원이 되어서 사람들을 버려두고 가게 되었다. 내가 맨 첫 번째 코스여서 다행이었다. 타지 못한 사람들이 신경 쓰였지만 그러지 않아도 되었다. 왜냐하면 돌아올 때는 내가 못 탔기 때문이다. 줄을 더 빨리 설 걸 그랬다. 결국 30분을 더 기다려서야 집에 갈 수 있었다. 공장 안의 풍경은 대충 이랬다. 담당자, 정규직, 계약직, 일용직, 추운 대기와 기계소리, 약간의 공포와 함께 어리바리 세포가 깨어났다. 짐 둘 곳도, 계약서 작성하는 것도 다 어리둥절한 상태였다. 일하기 십 분 전에 계약서를 작성했으며, 두었던 짐이 사라졌지만 곧 일하러 가야 해서 내내 지갑의 안위가 신경 쓰였다. 처음에 하는 분류 작업은 적성에 맞았다. 번호를 보고 박스에 다 분류해서 넣은 후, 가득 차면 한쪽에 쌓아두고 소포를 기다린다. 이것의 반복이 장장 한 시간 동안 쉼 없이 이루어졌고, 손에 익은 덕에 이제는 더 이상 헷갈리지 않았다. 사방에서 빨리 하라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점점 익숙해졌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서 직감할 수 있었다. 이모님들이 필사적으로 가지 않으려고 남으려고 하시는 걸 보면서... 아... 더 힘들겠구나. 이제는 박스를 옮기는 일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내려오는 물품들을 분류하면서 드는 생각, 누가 도대체 잘못된 번호를 자꾸 넣어 두는 것인가. 이전 작업의 행적들이 장거리 운동을 시켰다. 하지만 왠지 오늘은 일이 별로 힘든 날이 아니라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 다행인지 감사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내 머릿속은 끝내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여 있었다. 일 난이도는 과외 때 받는 스트레스와 비슷했다. 완전히 다른 스트레스다. 하나는 정신적으로 힘들고 감정적으로 지친다. 하나는 몸은 좀 힘들어도 정신적 스트레스는 없다. 육체적 스트레스다. 그 정도를 다 계산해본다면 둘은 같은 정도일 것이다. 일이 끝나고 차량은 속절없이 기다리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가 버렸다.


추가 차량을 기다리면서 속으로 욕이 나왔지만 별 수 없었다. 그러면서 느끼는 것, 이거 매일 하라고 하면 못 할 것 같다. 하지만 엄마 말처럼 뭐 사회의 쓴 맛을 배우고 공부가 더 낫다는 그런 느낌은 없었다. 하루밖에 안 해서 나오는 패기인지 모르겠으나 돈만 생각하면서 한다면 충분히 잘 해낼 것 같다. 대학교 2학년 때 가기로 예정되어 있는 호주의 사촌이모네 식당 알바는 이것과 정말 다른데 식당 알바를 구해보고 싶어졌다. 하지만 주변 친구들 말로는 식당이 제일 힘들고 스트레스받는다고 한다. 흠... 미리 고생을 엿볼 필요는 없지. 그냥 그때 가서 부딪히는 것도 나쁜 방법이 아닌 듯하다. 이렇게 20대에 알바를 다양하게 해 보면서 소설 소재로 삼을 것이다. 아라비안 나이트가 아니라 아르바이트 나이트를 쓸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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