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게 더 나을 거야....
같은 물류센터에서 이번주 주말을 헌납하게 되었다. 원래 예정에 있던 계획이 아니었다. 원래는 목, 금, 토, 아빠는 해외여행을 가시고 엄마는 국내 여행을 가셔서 그동안 엄카로 배달음식과 넷플을 보면서 여유롭게 기다리고 있는 게 계획이었다. 하지만 날짜를 착각해서 이번주 주말을 통째로 알바에 바치게 되었다. 아... 일급을 보니 역시 자본주의에 나 또한 물들어있던 것인지 돈 벌고 싶어졌다. 결국 목, 금에만 놀고 주말에 셔틀버스를 타고 도착하면 영혼 없이 해탈의 경지에 이르기를 반복하기로 했다. 출근 확정 문자가 왔을 때 망연자실하며 고개를 베개에 박아댔다. 날짜 확인을 잘못한 내 탓이었기 때문이다. 노쇼를 할 시 추후에 추가 지원은 배제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나는 감히 그럴 배짱도 없다. 그건 남의 일자리를 뺏는 행위니까. 닥치면 그냥 하게 되어있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지금 당장은 행복하게 살고 있다.
오랜만에 상담 선생님을 만났다. 선생님은 대학 때의 계획을 물어보셨다. 나는 항상 계획이 있다. 문제는 잘 안 지켜진다는 것이다. 내 뇌구조가 그렇게 생겨 먹은 것인지 항상 계획은 멋들어지게 세워져 있다. 일단 1학년때까지는 내가 선택한 과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공부할 것이다. 따라서 문예창작과를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1년만큼은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배우고 원하는 직업을 추구하고 현실을 직접 느껴볼 기회가 필요하니까, 1학년 후반쯤에 호주에 있는 이모네 식당에 알바를 하러 가고, 2학년 시작이나 중반에 복학해서 전과를 준비해 국제통상학과에 들어가고 말 것이다. 만약 전과 시험의 난이도에 부딪혀서 안 된다면 내 운명이라고 받아들이고 작가를 향한 미래에 올인할 것이다. 만약 성공한다면 좋은 전망의 직업을 찾고 난 후, 계속 글을 써가면서 계속 모아놓은 돈으로 미래에 작가를 할 것이다.
인터넷에 커버력 좋은 화장법과 대학생활 꿀팁들도 알아보고 있다. 물론 이대로 안 지킬 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시기에 이런 것들을 찾아보는 건 나중에 가서 추억이 될 것 또한 잘 알고 있다. 요즘에는 예전에 한창 재밌게 봤던 웹툰 대학일기의 애니메이션 버전을 계속 보고 있다. 계속 보는데도 질리지 않고 기분이 좋아지는 애니다.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한 달 하고 일주일, 그 뒤에 나는 성인이 된다. 민증은 술집 하이패스권이 아니라는 것도 이제는 잘 알고, 대학의 로망도 껍데기인 것을 안다. 하지만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안 믿는 고집스러운 성격 때문에 다시 부딪혀볼 생각이다. 이번연도는 슬프거나 괴로울 새도 없이 바빴으면... 그래서 훅 지나가버린 게 너무 아쉽더라도 그리워하진 않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