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싶은 것에 대한 고민이 생길 때
상담심리사와 작가가 되고 싶었고, 주변에서는 모두 만류했다. 집안사정을 아시는 분들은 특히.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은 나를 궁핍하게 만들 것이며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지 않으면 심신도 안정이 되지 않아 결국 다시 우울증에 걸리게 될 거라는 이야기와 이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나는 인생을 많이 살지 않아서 경험해보기 전에는 잘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것을 저 멀리 놔두고 다른 곳을 보아도 결국에는 다시 돌아오게 된다. 끝없는 동굴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우울증, 거기서 나를 건져주는 것은 글쓰기다. 글을 쓰면 내 자신이 내게 손을 뻗고 바라봐주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어 외롭지 않다.
걱정, 고민 떨쳐내고 오롯이 내 자신이 될 수 있는 시간, 몰입하며 점점 나의 세계를 넓혀갈 수 있는 시간...나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는 이유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우울하다는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해 나는 망설이지 않고 바로 에세이를 쓴다. 바라보면서 이 아픔이 이렇게 멋진 글로 만들어진다는 걸 보며 글을 쓸 때 최고의 소재는 내 아픔이 아닌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글은 힘이 있다. 내가 없어져도 내 글은 세상에 남을 것이고, 나에 대해서 물어보면 내 책을 보여주며 단번에 답할 수 있다. 나의 우울증에 대해 알고 있는 분에게 한 달 동안의 제 3번째 우울증에 대해, 일어났던 일들에 대해 모두 말씀드렸다. 그 분은 말없이 나를 안아주었고, 내가 알리면 알릴수록 나 혼자서 우는 것 보다 주변 사람들의 눈에도 이슬을 맺히게 했다.
그러기에 나는 마음이 아플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걸 부끄러워하거나 서럽게 생각하면 안된다. 이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우리처럼 아파하는 사람들이며, 각자의 아픔을 숨기고 있지만, 결국에는 다들 깨닫게 될 것이다. 지금 숨기고 꽉꽉 참기만 했던 것이 나중에 터지면 얼마나 큰 상처가 나게 되는지...
오늘 드디어 작가가 되는 것에 한 발 가까이 다가갔다. 좋아하는 것을 계속했고, 내 새로운 시작에 불을 지펴주는 역할을 했다. 결국 나를 일어서게 한 건 내 꿈과 내가 좋아하는 것이었다. 안정된 삶을 사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다. 남들이 하는 것 만큼 다 해놓고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무조건 정답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지금 이 순간의 내 영감과 열정이 너무 아깝다. 생각이 나면 바로 글로 옮기는 행복이 나를 고통으로부터 멀어지게 도와준다. 이렇게 멈춰있을 땐, 하고 싶은 것에 대한 도전이 일시정지 버튼을 해제시키는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