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연명이의 다이어리(1)

우울증 극복 에세이

by 칼미아

연명이는 나 자신을 일컫는다. 우울증이 걸리고 하루 하루가 나에게 시험이었던 내게 붙이는 애칭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사람들은 각자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하루 하루 살아내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대단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라고. 나는 내 이야기가 내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극복하고 다시 일어나는 계기가 되었다. 내 글을 읽으며 치유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며 바라는 건 내 바람이고, 궁극적으로는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자기자신만 이런건가 하며 자책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제 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처음 우울증을 겪은 때는 중학교 3학년 때였다.


연명이 : 엄마...나 학원 그만 다니고 싶어....

엄마 : 학원 안 가면 너 뭐 할건데? 왜 가기 싫은데?

연명이 : 모르겠어...아무것도 하기싫어.

엄마 : 니가 지금까지 준비해온 다른 게 있는 것도 아니고, 공부 안하면 앞으로 뭐하고 먹고 살 건데?

연명아, 제발....알 속에 들어있지 말고, 알을 깨고 나와...두려워만 하지말고 끝까지 해보자고..

내가 말했지, 너는 거북이라고....토끼가 저 멀리 뛰어가는 거 구경만 하고 앉아있지 말고 토끼가 포기 할 때 너는 더 많이 가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했잖아. 제발 포기만 하지마...제발(울음이 터짐)

연명이 : 눈물만 흘리고 있다. (끄으읍....흡흡....엉엉)


이때 당시 나는 일반고를 갈지 외고를 갈 지 선택을 해야했고, 특목고 입시준비 학원을 다니다가 끊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학원은 학교를 마친 뒤 6:00~11:00까지 였고, 숙제도 많고 선행도 많았다. 학교에서는 전교 7등이었지만 여기서는 거의 밑바닥을 기어다니고 있었다. 학원에서는 시험을 치면 게시판에다가 학생들의 등수를 다 기록해놓고 모두가 보게 했다. 나는 일부러 그 쪽 복도를 피해 다녔다.

처음 멘탈이 터진 부분은 내가 이뤄낸 성적은 철저한 '자기주도 학습' 으로 일구어낸 것이 아니었단 것과, 그것에 대한 불안감이 함께 오면서 내가 얼마나 의존적인 인간이었는지를 깨닫게 된 계기였다.

엄마는 나를 '느린 아이, 거북이, 답답이, 아빠 판박이' 라고 표현했고, 동시에 기대와 자랑의 대상으로 여기기도 했다. 불안했지만 조금은 행복한 중학교 때였다. 좋은 학교만 가면 가면 내 자신이 환경에 맞춰 변할 줄 알았다. 따라서 나는 우울증의 끝 무렵에 자신감을 되찾고, 외고에 갔다. 처음에는 무섭고, 설렜었고, 행복했다.


아직 고1이고, 여기는 21세기 대한민국, 내가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곧 나는 깨닫게 되었다.

'나'는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을 잘 하지 못하는 사람이었고, 한 번 나만의 세계(긍정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에 빠지면 엄마표현으로 '굴을 파고 저 끝까지 들어간다' 로 해석된다. 적어도 터널을 해발 3000M는 파줘야 적성이 풀리는 아이였다. '자존감'이 무척 올라갈때는 한없이 UP이 돼서 주체를 하지 못하고 주변사람들이 진정하라고 할 정도였다. (이때는 자존감이 단단해져서 주변사람이 신경 안쓰이는 상태다. 내 표현으로 '티타늄' 멘탈 상태이다.) 자존감이 한 없이 깎이면서 '우울감'에 빠지면 끝없이 남들과 비교하면서 굴을 파기 시작했다. 아니 무슨 두더지인가 싶었다.


그런데, 특목고가 어떤 곳이냐면....이런 학생들이 있는 곳이다. (1. 원래 잘하고 타고난 유형, 2.누가 뜯어 말리지 못하는 열정 유형. 3. 잘하는데 계속 자기가 못한다고 수련하는 무림고수 유형. 4.멘탈甲어디서든 잘 살아남아형) 예상하고 갔지만 마주치니까 느낌이 달랐다. 내신을 챙기려면 상대적으로 작은 인원과 경쟁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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