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에 불씨를 다시 지피며...

내게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것...

by 몽도리

내가 영어에 있어서 제일 싫어했던 부분이 문법이었다. 외울 것도 너무 많고 영어에 대한 흥미도 떨어뜨린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TED강연 중 '리디아 마쵸바'의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비결'을 보던 중, 영어를 즐겁게 배우는 방법 중에 문법 공부도 들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꼭 영어만이 아니더라도 언어에 있어서 문법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다만 우리나라의 문법 공부 방식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한자어로 이루어진 개념들이 너무 많고 그 양 또한 방대하다. 영어를 가르칠 때 문법 위주로 가르치는 곳도 많고, 어느새 영어는 암기 과목으로 낙인찍혀 많은 학생들이 흥미를 잃는다. 나 또한 문법 즉 문장의 구조가 어려워 내가 좋아하는 영어가 흔들리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결심했다. 이왕 영어를 즐겁게 공부하기로 했으니 문법 또한 재밌게 배워보자고, 아직까지도 화상영어 수업을 받는 난, 내가 문법 공부를 열심히 함으로 인해 회화 또한 얼마나 향상될지에 대해 스스로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그렇게 하면 문법에 대한 내 거부감을 줄일 수 있고, 앞으로는 공부하기 싫다는 감정보다는 어떻게 해야 즐겁게 영어 덕후로써 영어를 공부할 수 있을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언어들도 차츰 영어를 배웠을 때와 마찬가지로 즐겁게 공부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물론 어순과 문법은 언어마다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언어를 배우는 그 느낌은 공통적인 부분이 많다. 배우는 방법이라든지, 배움으로써 얻는 효과, 시야의 확장 등 다양한 면에서 말이다. 이럴 땐 어렸을 때부터 '영어 회화' 공부의 중요성을 알고 아낌없이 지원해 준 부모님께 감사한다. 결국 영어 자체를 즐길 줄 알게 되면 그 안에 있는 부수적인 요소들 (말하기, 문법, 독해, 어휘)는 나중에 필요에 의해서 스스로 헤쳐나가게 되어 있다. 실제로 내 여동생의 경우, 문법과 독해를 가르치는 학원에 다니지 않고 화상영어를 하고, 내가 영어책을 읽어주고 번역해 줌으로써 영어성적이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서 상위권에 만족하지 않고 놓치는 것 없이 영어적 지식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꼼꼼하게 그 무엇도 놓치지 말고 다 섭렵하고 싶다는 의욕이 필요하다. 내 동생은 머리는 좋지만 언어에 대한 그런 의욕은 없다. 나는 머리는 좋지 않아도 그런 의욕이 있다. 그 덕분에 초등학생 때부터 영어 경시대회를 나가는 게 행복했고,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화상영어를 하고 있다. 무언가를 배우다 보면, 그 배움을 확장시키고 싶어 진다. 이게 바로 공부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열쇠인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생각하며 배움과 연결 짓고 다른 카테고리의 공부들과 연결 지으며 목적을 만들어 달성하는 것, 바로 이것을 시도해 볼 차례다. 실수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창피해하지 않는 사람이 되기로 한 지금, 나는 살아있고 싶다. 내가 말하는 살아있음은 목적 없이 텅 빈 머리로 하루하루를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즐겁게 하루하루를 채워나가는 것이다.


배우는 것이 두렵기만 했던 나는 항상 숨었다. 숨으면서 자존감과 자기 확신 등, 많은 것을 잃었다. 내게도 장점이 있지만 그것들을 볼 수 있는 눈이 사라졌고, 많이 아팠다. 하지만 이제 그만 아프고 싶다. 나는 이 계기로 더욱더 성장했고, 배움을 통한 행복을 추구할 것이다. 그 첫 단추를 언어로 열 것이며, 롤모델을 '소유흑향-노경원'으로 삼을 것이다. 그녀가 쓴 책은 고등학교 2학년 때 엄마에게 선물로 받았다. 그때는 하나도 와닿지 않았었다. 내가 원해서 한 공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냥 해두면 나중에 쓰이겠다 생각해서 꾸역꾸역 다니던 학원에 공부에 대한 싫증만 늘어났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공부를 하고 있다. 나도 그녀와 비슷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믿으니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도서관에 다니며 '아티 앤 바나나'의 바나나 선생님이 쓴 문법책으로 공부하며 영어에 대한 불씨를 다시 지피고 있다. 그러자 자연스레 영어 원서에도 관심이 갔고, 내가 좋아하는 작품인, 영화로만 봤던 '트와일라잇' 원서를 찾게 되었다.


도서관에서 원석을 찾은 셈이다. 영어 영문학과, 딱 기다려라. 내 인생을 풍요롭게 해 줄 배움의 장으로 내가 꼭 장악하고 말 테니, 이미 한 번 모든 걸 내려놓은 나로서는 무서울 게 없다. 나는 좀 이기적으로 살아보기로 했다. 내 인생이지, 다른 누가 대신 살아줄 수 없기 때문이다. 즐겁게 하다 보면 언젠가 자연스럽게 내 것이 되는 경험을 나도 해보고 싶다. 항상 나를 감정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선배로 '책'을 선택할 것이며, 그 장소는 도서관이다. 내 나이 21살,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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