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들을 쌓으며...
작은 행동들이 모여 행복을 이룬다는 말은 거짓이 아니다. 나도 불과 몇 달 전부터는 믿지 않았던 말이다. 세상에 나 혼자만 멈춰있는 것 같고, 자기 연민과 혐오감이 넘치다 못해 잘못된 선택을 하고 난 후에도 내 우울감은 쉽게 살아지지 않았다.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은 대부분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싶다는 욕망, 누군가는 욕심이 많은 사람들이라고 한다. 나는 우울증을 겪는 동안 그 말에 동의할 수 없었다. 모든 걸 내려놓았는데 욕심은 무슨 욕심. 하지만 우울증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나 자신에 대해 돌아보고 작은 행동을 반복하며 점점 의욕을 되찾으며 나는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법을 새로 얻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동생에게 문법과외를 해주기 위해 문법 공부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고, 내 롤모델이 그랬던 것처럼 내가 해야 하는 일을 어떻게 하면 즐겁게 할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했다. 그 과정은 나쁘지 않았다. 머리가 아파도 행복한 과정이었다. 문법이 지겹다가도 동생에게 과외를 해줄 때마다 번번이 실패하던 지난날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영어를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했었다. 영어와 멀어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동생에게 더 알아듣기 쉽게 더 수월하게 배우게 해 줄 수 있을까를 계속해서 고민했다. 그런 고민을 하던 와중에 요가를 했는데 어느새 익숙해진 몸은 그런 고민을 하면서도 동작을 어느 정도 잘 따라가고 명상도 제대로 하고 있었다.
나는 변화를 믿게 되었다. 그러자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내 머릿속에 있던 긍정적인 기억들이 하나 둘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장면들은 하나로 이어져 내게 자신감이 되었다. 한편으로는 과거를 떠올리는 것이기도 해서 가슴 부분이 아렸다. 하지만 이제 내가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에 만족할 수 있게 된 것을 느끼고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을 구분 지었다. 그 결과, 마음이 한결 편해지며 뭐든 도전하고 싶어졌다. 잊고 있었다. 내 인생이다. 내 인생의 주체는 나다. 남의 시선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 가는 인생. 그 도화지에 나는 점을 마구잡이로 찍어보기로 했다. 그 점들이 어떤 모양을 만들고 나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너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