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긍정 오뚜기가 몽도리가 된 사연
눈치 없는 문창과 새내기양은 글을 쓰다 큰 벽을 만났다. 글 자체에 대한 고민, 앞으로의 삶에 대한 고민, 너무 생각이 많고 깊은 바람에 병이 나고 만 것이다. 하지만 천천히 다시 일어나는 법을 알고 있었기에 빠른 세상의 속도에 너무 연연하지 않기로 했다. '나는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인생을 살아갈 거야.' 그렇게 결심한 문창과 새내기양은 새로운 도전을 해보기로 했다. '영문과 새내기 양'이 되기로 한 것이다. 그녀는 조금씩 조금씩 자신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유일하게 마음의 위안이 되는 곳은 '도서관'. 도서관에서 그녀는 꿈을 다시 그리기 시작했다. 때론 불안에 잠식당해 울 때도, 한숨을 늘어지게 쉴 때도 있었다. 자책을 심하게 하거나 축 처지는 날들도 있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 상태가 유지되리란 법은 없었다. 이왕 살기로 결심한 거, 행복하게 열심히 살아보고 싶어진 새내기양은 자신 앞에 놓여있는 산들을 하나하나 마주하며 타파하기로 했다. 뽀모도로 시계를 사서 30분 간격으로 집중력을 관리하고, 독서 노트와 감정일지를 꾸준히 쓰며, 저축과 주식도 신중하게 했다. 당장은 무모하고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라도 달려가 보기로 마음먹었다. 훗날, 이 거친 파도와 어두운 과거가 지나가고 더욱더 단단해진 내가 뒤를 돌아봤을 때, 이 파도에게 감사하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새내기양은 독서를 이어 나간다. 요가를 매일 가며, 컴퓨터 학원도 꾸준히 다닌다. 그렇게 작은 도전들이 한 곳에 모이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기대하며, 이왕이면 좋은 쪽으로 생각하려 애쓰며 '어제보다 괜찮은 나'를 매일 맞이하고 있다.
내 인생의 주인은 '나'다. 타인의 것이 아니다. 실수와 도전, 실패가 두려워서 벗어나지 못하면 나는 그대로 끝이다. 주저앉아 우는 것은 이제 그만하기로 했다. 마리타 켄트가 말했듯, 한순간, 한 순간을 사는 것이 성공하는 것이다. 또한, 과거는 내가 어찌할 수 없지만, 현재는 내가 통제할 수 있다. 나는 나 자신을 믿는다. 욕 좀 뒤지게 얻어먹으면 어떠하랴.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가 좀 안 좋으면 어떠하랴. 실수를 통해 배우는 것은 아주 값진 것이다. 부끄러운 것이 전혀 아닌, 나를 더 강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화상영어를 통해 행복하게 웃는 내 모습을 보며 나는 확신했다. 내가 이미 동굴을 나와서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는 오뚜기라고. 자아 효능감과 회복 탄력성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내 마음에 깊이 박혀 있었고, 난, 끊임없이 도전할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그리고 그 밖의 무한한 가능성과 내 잠재력을 믿는다.
내가 간절해지면 내 주위는 오직 나의 집중력과 평온함 뿐이다. 내 전부를 걸고 시도해 볼 것이다. 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글을 쓰는 걸 좋아해서 항상 나를 돌봐주시던 증조할머니께 자랑을 하고, 영어로 계속 말하며 자신감을 키워나갔던 소녀는 커가면서 비록 겁을 많이 집어 먹었지만 그때마다 숨을 한 번 후~ 내쉬고서는 다시 일어나 걷는다. 많이 아팠다. 몸도 마음도 내 말을 듣지 않아 다 끝났으면 좋겠다고 왜 나만 제자리냐고 울고 불고 해도 멈춰버리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배움 그 자체를 즐기는 법을 독서를 통해 조금 알 것 같다. 난 강하니 이것도 그저 나에게 주어진 발판일 뿐이라고 되뇌며 '작은 연명이, 새내기양, 초긍정 오뚜기'는 다시 힘을 모아 꺼지지 않을 불씨를 지펴낸다. 혼자서도 자존감을 키워내는 법을 배운 것 같다.
나는 아직 배울 게 너무 많다. 그 점이 불안하면서도 기대된다. 내 가능성과 잠재력을 다시 만나보고 싶다. 내 안의 긍정이는 무엇을 품고 있는지 내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만들어주는 그 아이를 다시 만나서 강해지고 싶다. 여름휴가로 가족끼리 거제에 놀러 갔을 때, 나는 해수욕장에 있는 몽돌을 보았다. 몽돌은 파도에 의해 서로 부딪히며 깎이고 깎여 모서리가 둥그렇게 된 것이라고 한다. 깎이고 깎인 덕분에 사람들의 사랑도 받고 예쁜 돌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나도 몽돌이 되기로 했다. 몽돌처럼 깎이는 고난들이 찾아와도 그저 받아들이며 스스로를 가꾸는 단단한 몽돌이 되고 싶다. 앞으로 나는 '몽도리'다. 나중에 쌓여서 소원을 빌게 된다면 둥글 둥글하고 여유 있는 어른으로 살아가고 싶다. 여전히 세상은 두렵고 나 자신과의 싸움은 버겁지만 나아가고 있으면 분명 나는 성장할 테니까, 그 가능성에 내 전부를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