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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콘서트 소감

개인출판 후기 및 글에 대한 내 생각

by 몽도리

'지혜의 바다' 도서관에서 책 전시와 북콘서트가 열렸다. 내 책도 신간 도서 칸 앞에 전시가 되어 있었고, ISBN으로 대출도 된다고 한다. 이 기회를 잡았던 과거의 나 자신을 칭찬한다. 북콘서트에서 다른 작가님들의 의견을 듣고 있으면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단체로 출판을 한 분들이었는데 시작이 힘드셨다고 하셨을 때 불현듯 20살 때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과제로 낼 소설 때문에 머리에 쥐가 나고 남들이 내 글을 어떻게 볼까 싶기도 했고, 선배들의 졸업 작품 발표를 보면서 벌벌 떨었던 것도 기억났다. 하지만 그 1년 동안 정말 행복했었다.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고, 원하는 걸 공부하니 성적도 좋았던 달콤 쌉싸름했던 기억들이 마구 쏟아졌다. 현실로부터 도망치느라 좋았던 부분은 전부 잊고 기억은 점점 어두컴컴하게 변했다. 그 결과 학교를 뛰쳐나왔지만 그 후에 내 모든 감정을 책에 쏟아부어 책 2권을 출간했다. 어찌 보면 아주 작은 성취이기도 하고, 그 당시 나의 컨디션으로는 최상의 결과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북콘서트를 도서관에서 열어주고 전시해 주는 것만 해도 참 기뻤다.

글을 쓰면서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안 것 자체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래서 정말 열심히 경청했다. 전시와, 북토크, 그리고 축하 공연으로 이루어지고 북메이커스 사업 설명 또한 덧붙여졌는데 미래에는 이런 사업을 직접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취지의 행사고, 아웃풋도 좋은 합리적인 이벤트였다. 크리스마스 느낌이 물씬 느껴지는 도서관에서 다른 사람들의 책과 내 책을 보면서 행복을 느꼈다. 이번 연도는 내게 있어 정말 힘든 해였지만 올해 크리스마스는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새로운 책을 쓰고 있고 소설도 꾸준히 연재해서 언젠가는 하나로 엮을 생각이다. 소설의 제목은 '토북이 이야기' 어떻게 보면 동화의 이름을 띠고 있지만 실은 어마어마한 것을 담고 있어 잔혹과 순수함의 경계를 왔다 갔다 하는 그저 '이야기'가 되어버린 듯하다. 상징적이기도 하고 나만의 이야기가 녹아있고, 사회의 이야기가 녹아있는 동물들의 이야기. 환경문제, 사회문제, 나만의 문제, 가족들의 고충이 다 녹아있다.

2024년은 결코 내게 있어 순탄한 해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겨내기 위해 나는 글을 쓰고 또 썼고, 결과적으로 좋은 감정으로 윤색하고 승화시킬 수 있었다. 다행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 못했으면 나는 아직까지도 무기력해져서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 시작을 하고 목표를 잡고 꾸준히 한 덕에 성과물을 받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글의 힘을 다시 한번 더 믿게 되었다. 생각해 보면 나는 글을 쓸 때가 제일 행복하다. 비록 현실로부터 도망쳤지만 나는 결국 '또다시' 글을 쓰고 있었다. 다시 과거로 돌아가 학우들과 교수님 아래에서 전문적으로 배울 순 없다. 대학 발표 결과가 현재의 나를 옥죄고 있고, 안달 나게 만들고 있으니 말이다. 그 와중에 학우들이 그립고 다시 만나고 싶어 졌지만 왠지 정작 다시 만나면 그동안의 유대를 편하게 풀어낼 수 없을 듯하다. 난 오늘의 좋은 기분을 잊지 못할 것이다. 또한 2024년의 힘들었던 순간순간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모두 모여 현재의 나를 만들고 나아가 미래의 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슬펐던 기억 좋았던 기억 모두 모아 발판으로 빚고 나아가야지. 그게 인생을 사는 법 같다고 아직 추측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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