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과외 도전기
나는 긴장감 그 자체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다. 그 특유의 느낌이 존재한다. 가끔 나를 집어삼킬 것만 같이 어둡고 과도한 긴장이. 내가 과연 잘할까를 의심하기도 하고, 과거의 내가 내 발목을 잡아 자기 비하를 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번에 나는 대학생 과외를 시도해 보기로 했다. 알바를 하며 너무 힘들었기에 다른 것을 시도해 보고 나에게 맞는 것을 찾기 위해서였다. 동생에게 가르쳐본 결과 나는 딱히 잘난 선생님은 아니었다. 물론 현직 선생님께서 원래 형제자매끼린 과외하는 거 아니라고 하셔서 위안을 받았지만 가르쳐보면 보인다. 내게 있어서 부족한 부분들이 말이다. 그런 불안으로 인해 과외와 관련된 비법들을 사 모으기 시작했다. 가이드라인이 필요했다. 맨땅에 헤딩하고 싶지 않았고 차근차근 노력을 부어 성의 있게 최선을 다해보고 싶었다. 그래도 잘 안 되면 그때는 자책이 덜 하리라. 남을 가르친다는 건 힘든 일이라는 걸 잘 안다. 타인에게 배우며 항상 그들은 압박감이 있을 것만 같다고 지레짐작할 뿐이었는데 내가 시도할 때가 왔다.
선생님께서는 시도해 보면서 배우는 게 많다고 그냥 부딪히라고 하셨다. 안다. 그게 가장 빠르고 아프게 배우는 방법일 것이다. 나는 또다시 무얼 망설이고 싶을까. 또 도망이 가고 싶은 걸까. 하지만 도망가면 하고 싶은 것을 영영 시도할 수 없다. 내가 이 새로운 관문을 현명하게 헤쳐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그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나 자신에게 증명하고 싶다. 무엇보다 하고 싶다, 이를 통해 돈을 벌어보고 싶다. 솔직히 내게는 모르는 미지의 세계라서 두렵다. 레드오션이니, 고객이니 일평생 나와 상관없는 단어일 줄로만 알았다. 결국 직면하는 수밖에 없다. 모든 것에는 공부와 대가가 지불되어야 한다. 돈이 많이 깨졌지만 타인의 노하우를 얻는데 공짜를 바랄 순 없다. 그게 현실이고, 앞으로의 내 행보도 나의 결실이다. 언젠가는 나만의 노하우도 쌓이겠지. 중간에 포기하고 싶지도 않다. 미래를 너무 생각하기 때문에 또 망설여지는 것일까. 가르치는 것도 결국 타인과의 관계에 집중할 수밖에 없어 그 부분이 취약한 자신이 두려운 것일까.
어찌 됐든 하기로 마음먹었으면 제대로 해봐야 한다. 간절하면 안 되는 건 없다. 나만의 브랜딩이 필요하고 거절도 당하고 아파도 봐야겠지. 내 학벌에 대한 차별도 받아보고 울기도 할 것이다. 걱정이 많다. 이 걱정과 불안을 똑바로 마주하면 예기불안임을 알 수 있다. 한편으로는 당연히 발생하는 불안이 아니냐고 내가 준비된 게 뭐 있다고 또 무모한 일을 벌이는 건 아닌지에 대해 머리가 돌아가고 있다. 질문이 던져졌다. '나는 잘 해낼 수 있을까.' 그럼 이제 생각해 보자. 처음부터 잘 해내야 할까. 그건 아니다, 사람은 경험을 통해 경험치를 쌓아가는 존재고, 실수와 반복에 의해 성장하는 존재다. 부담에 의해서 나 자신을 깎아내릴 필요도, 움츠러들 필요도 없다. 타인에게 안 좋을 소리를 들을까 봐 도전을 못 할 것 같으면 평생 도전을 못 한다. 그러니 두 눈 딱 감고 해 보자. 타인을 가르쳐 보자. 최선을 다해서 미리 공부해 가자. 무섭고 두려운 게 사실이다. 당연하다, 타인에게서 돈을 버는 일이다. 그래도 설레지 않는가. 새로운 걸 성인이 되어서 도전할 수 있다는 자체가, 그걸 할 수 있다는 이유는 내가 살아가며 무언가를 끊임없이 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왕 하는 거 즐겁게 초심을 잃지 않고 하고 싶다. 그리고 내적 동기는 가르치면서 스스로 성장하고 채우고 싶다. 그러니 마음껏 도전하고 실수하고 다치고 울자. 그리고 성장하자. 마지막에 웃는 자는 미래의 나일 것이다.
-플레이리스트 : Defying Grav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