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물 교환 과외 일지

과외 컨설턴트에게 토익을 가르쳐 보다

by 칼미아

나는 토익 시험을 꽤 자주 쳤었다. 대학 1학년 때는 토익 수강반에 들어가 학교에서 꾸준히 토익 수업을 들었다. 물론 토익 점수가 일정하게 올랐고 나는 그게 좋아서 토익을 좋아하게 되었다. 900점을 찍었을 때, 나는 내가 이때까지 토익 그 자체뿐만 아니라 토익을 가르치는 법 또한 보고 배웠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또한 이때까지 내게 영어를 가르쳤던 과외 선생님, 학교 선생님, 화상영어 선생님들의 방식이 다 내 안에 남아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나만의 색과 스타일을 찾아서 성장하는 강사가 되고 싶은 게 내 꿈 중 하나다. 그래서 나는 과외에 대한 전자책을 샀고, 그 저자에게서 과외에 대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리고 토익이 처음이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분은 내게 여러 과외 팁을 전수해 주시는 것을 대가로 10일 안에 토익을 가르쳐 달라고 하셨다. 잠시 망설였지만 좋은 배움의 기회가 될 게 분명했기에 시작했고, 오늘이 물물 교환 과외 3일 차다.

여러 책과 실제로 받는 팁들을 한 노트에 정리하기 위해 만든 과외 노트다. 내가 연구해야 할 부분들도 정리하기로 했고, 나는 매일 부족한 부분을 메꾸려고 노력하며 2시간 과외를 해나갔다. 역시 처음이라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시간 설정과 장비 준비부터가 삐걱거렸다. 온라인 과외에 대해서는 많은 생각을 하지 못했지만 생각해 보면 온라인 과외가 시간과 공간적 제약이 없어서 더 인기가 있을 듯했다. 그리고 난 오프라인, 온라인 둘 다에 강점이 있는 강사가 되고 싶었다. 그리고 발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피드백이 익숙하진 않았지만 매일의 과외에 반영하러 노력했다. 하나 많이 고민했던 것은 숙제 및 수업 후 학생 관리였다. 나는 컨설턴트 님께 카톡인증을 부탁드렸고, 모르는 부분은 성실히 답해드리려고 노력했다.

솔직히 나보다 어른인 분께 수업을 해드린다는 것을, 그것도 진정한 과외를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긴장도 되고, 잘 가르쳐드려야 한다는 생각과 내가 과연 가르칠 자질이 되는지도 모르는 상태였다. 하지만 수업을 하는 도중 행복했다. 처음 느껴보는 느낌이었다. 물론 학생이 필요한 부분을 잘 캐치하는 게 관건이었지만 첫 수업에서는 내가 말을 너무 많이 했다. 세세한 것 하나하나까지도 짚어주다 보니 핵심을 놓치는 듯했고, 어떤 부분은 숙제로 내주고 꼭 필요한 핵심 위주 강의로 바뀌어야 한다는 피드백이 나왔다. 과외의 핵심은 학생이 부족한 부분을 최대한 빠르게 캐치해서 점수나 등급 등을 올려주는 것이다. 인강과 학교 수업과 차별화를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과외만의 장점을 부각하기 위해서는 학생의 집중력까지 신경 써야 했다.

쉬는 시간이 있어야 했는데 진도를 빨리 빼는 것에 취중해 전에 내가 읽었던 책인 '오픈 포커스 브레인'이라는 책에 나온 '분산모드'와 '집중모드'에 대해 까먹고 말았다. 독서감상문까지 썼었는데... 사람은 분산모드가 있어야 그 후에 집중을 잘할 수 있다. 계속 이어서 하는 것보다 50분씩 수업을 잘라서 하거나 중간중간에 5분 이상의 쉬는 시간이 필요해던 것이다. 하지만 10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나는 토익 경험이 전무한 분을 가르쳐 드려야 했다. 물론 과외 컨설턴트님 답게 이해를 빠르게 하시고 숙제도 잘하셨지만 나는 도움이 무조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상대가 받아들이는 걸 역지사지로 생각 못하고 내 페이스대로 쭉쭉 나갔다. 진도만 빼고 그냥 수박 겉핥기식으로 배우면 얼마나 괴로운지 심지어 직접 몇 년간 겪어봐서 무기력해졌던 내가 말이다.

배우던 입장에서 가르치는 입장이 되자, 신경 써야 할 게 한 둘이 아니었다. 수업이 끝난 후, 화상영어 수업을 하며 가르침을 받으니까 너무 편했다. 그리고 문득 여러 선생님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면서 그들이 대단하게 생각되었다. 쉽지 않을 거란 건 이미 각오하고 있었다. 다만 꽤 재밌는 과정이어서 다행이라는 것이다. 배우고 가르치는 걸 반복하는 이 과정이 나쁘지 않다. 가르치는 것 자체에 대해서 누군가 가르쳐준다는 건 흔치 않은 기회다. 아이러니하기도 하지만 이런 물물 교환이 나쁘지 않은 장사라 생각한다. 타인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서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 말이다. 나날이 성장하는 내 수업에 점점 자신감이 붙었다. 물론 매일 긴장해야 하는 건 달갑지 않다. 하지만 이미 발을 들여놓은 길에서 불안과 긴장은 없앨 수 없는 친구다.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며 학생에게 무엇을 해줄지 고민하는 과정도 재미있었다. 바로바로 탁 떠오르는 걸 보면 은근히 이 분야에 발을 들인 게 괜찮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곰곰이 생각했다. 나는 받았던 수업 중에 어떤 수업이 가장 도움이 되었고, 마음에 들었는지 말이다. 그분들의 좋은 점을 떠올리려 했다. 언젠가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도 혼자서 헤쳐나가야 할 것이 많이 생길 것이다. 홀로서기를 하며 나만의 스타일과 색을 만들어 교육 브랜딩을 해야 할 것이다. 솔직히 나는 강사 혹은 선생님이라는 직업과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일단 서두가 긴 타입이고 말하는 것보다는 글로 전하는 메시지가 더 좋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부분도 노력으로 커버될 수 있지 않을까. 혹시 가르치는 것도 재능의 영역인가 고민한 적도 많다. 가장 좋은 건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노력하는 것이란 걸 깨닫고 그냥 하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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