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극복 에세이
오늘은 학교에서 작가 초청 강연이 있는 날이다. 책도 다 읽었고, 질문하고 싶은 것도 다 생각해놨다. 특히 오늘 8교시에 들으러 간다는 게 제일 마음에 든다. 오빠는 한 달 뒤에 다시 온다고 한다. 별로 달갑지는 않은 소식이다. 엄마가 2명인 건 딱 사절이다. 어제는 원래 알고 있었던 식당을 찾아갔다. 스테이크 전문점이었는데 자주 가지 못하고 몇 년에 한 번 꼴로 가는 것 같다. 그 식당은 외고 바로 옆에 있다. 창문으로 내 옛 학교가 바로 보인다. 맨 처음 그 식당을 찾았을때는 학교에서 나오는 날, 엄마랑 같이 스테이크를 썰면서 내 장래에 대해 이야기했었다. 그때만 했어도 엄마와의 사이가 엄청 좋았다. 하지만 다시 그 식당을 온 가족이랑 찾게 되었을때는 마음이 좀 시렸다. 옆에 바로 있는데 보기가 싫었다. 자꾸 이런 생각이 들었다. '바로 들어가면 내 친구들이 있을텐데, 여기서 마주치지는 않겠지?' 하긴 기숙사에서 다들 공부하고 있을 것이다.
옆의 학교를 보며, 나는 일주일마다 차를 타고 입구로 들어가던 때를 회상했다. 외고에 들어가는 입구는 항상 나를 떨리게 만들었다. 들어갈때마다 그랬다. 주말이 언제 끝났는지도 모르게 다시 긴장상태를 유지하게 만들었고, 차가 가고 나면 숨을 푹 들이쉬면서 기숙사 생활에 적응할 준비를 했다. 기숙사 생활이 꽤 두려웠는데 생각보다 잘 해내서 뿌듯했다. 물론 식당에서 옆을 쳐다보고, 가는 길에 모의고사 시험지를 선생님이 나눠주시던 버스 터머널도 보여서 울컥해졌지만, 더 이상 큰 미련은 없었다. 오히려 극복한 것 같다. 나는 비로소 내 과거의 대부분을 놓을 수 있게 되었다. 그래, 내게 남은 건 미련이 아니라 조그만 그리움 뿐이다. 식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면서 마지막으로 그곳을 쳐다보았다. 이제 다시는 올 일이 없을 것이다. 풍경은 늘 그대로다.
학교 정문에 있는 전광판, 그리고 가까이 있는 학교 마크, 학교 주위에 있는 학원 홍보물 현수막들. 이젠 완전 작별이다.
일주일이 지나 오늘은 또 월요일이 되었다. 방학은 딱 일주일 남았고, 이번 주를 잘 버텨내면 5일동안의 재정비 시간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또 걱정이 된다. 내가 이 5일을 고3으로써 잘 활용할 수 있을까? 변수가 생기면 어떡하지? 방학은 내게 두 의미를 가지고 있다. 내가 제일 풀어지고 망가지는 시기, 또는 내가 더 성장하고 단단해져서 갑옷을 입은 군사처럼 무장된 나를 만들 수 있는 시기. 부디 두 번째가 되길 소망하면서
연명이는 이제 작은 다이어리의 끝을 맺으려고 한다. 내 감정들을 소중히 여길 수 있게 되어서 항상 감사하다. 누구에게 감사하는지 몰라도.. 이제는 심리에 관한 창작 소설을 만들어보고자 한다. 사람의 내면을 연구하기를 좋아하는 나는 좋은 박사가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지금은 작가가 제일 하고 싶다. 누가 뭐라하든 그건 바뀌지 않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