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된 세상을 원하며
심화는 어쩔 수 없이 MBTI 심사를 거쳐 법학과에 진학하게 되었다. 심화는 자신이 논쟁을 좋아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색현이에게 도움을 청했다. "야, 나 법학과에 배정받았는데, 내가 정말 그 과에 적합한지 알아보기 위해서 너랑 논쟁을 벌여보려 해." 색현이 말했다. "이미 배정받았으면 어차피 그 과에서 공부를 해야하는 거 아니야? 왜 또 맞는지 안 맞는지 알아보는 건데?" 심화가 대답했다. "아니, 이상하잖아. 모든 ENTP가 논쟁을 좋아할지 어떻게 알아, 그리고 논쟁또한 말로 싸우는 건데, 갈등을 만들 수도 있고, 내 생각엔 같은 성격이라서 오히려 마찰이 더 클 것 같은데." 색현이 이 말을 듣고 곰곰히 생각했다. "니 말도 일리가 없는 건 아니야, 오히려 비슷하니까 부딪힐 수 있다라...그래도 사람들은 갈등을 없애려고 하기 때문에 말다툼이 일어날 일은 전혀 없을꺼야." 심화가 물었다. "그건 자신의 성격대로 행동하는 게 아니라 서로 맞춰준다는 소리야?"
색현은 예상외의 질문이 들어와 당황했다.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내 생각에는 왠지 너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들 중 하나인 것 같아. 솔직히 니가 한 말들을 다른 사람들이 들었으면 너는 되게 질책을 받았을꺼야. 그런데 들어보니까 니가 한 말들은 다 일리가 있어. 하지만 세상을 바꾸려면 아주 많은 시간이 필요해. 니가 살아있는 동안에 변하지 않을 수 있어." 심화가 말했다. "세상을 바꾸는 일? 그거 재밌겠는데?
나 그거 하고 싶어. 같이 하자." 색현이 당황하며 말했다. "뭐?" 심화가 색현을 어디론가 데려가며 말했다.
"실은 나 인간이 아니야. 내가 보여줄께." 심화는 바늘을 꺼내 자신의 손목을 세게 찔렀다. 피가 철철 흐르다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 다음으로 심화는 색현의 머리 위를 가리키며 말했다. "INTP, 난 다 보여. 내가 보는 걸 너도 보게 해 줄 수도 있어." 심화는 색현의 머리 위의 MBTI 요괴들을 눈 앞으로 가져왔다. 색현은 놀라며 뒤로 넘어졌다. "너 대체 정체가 뭐야."
심화가 말했다. "나는 심리학자 심현과 정화 사이에 태어난 딸이자, 반인반신이야." 색현이 의아한 눈빛으로 물었다. "잠시만, 그럼 니 말은 그 분들이 신이란 거잖아." 심화가 말했다. "방금 내 능력을 니 눈으로 확인했잖아. 우리 엄마 아빠는 성격과 감정의 신들이야. 그리고 부모님은 이 세상의 많은 것들을 바꾸었어. 갈등이 좋지 않다고 항상 말씀해주셨지만 나는 거의 밖으로 나가지 못해서 다른 사람들을 만날 수 없었고, 갈등이란 걸 알지도 못했었어. 니가 믿든 말든, 나는 세상을 조금 바꾸고 싶어." 색현이 물었다. "네 부모님이 한 일들을 다 엎고 싶다는 거야?" 심화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냥 조금 바꾸고 싶을 뿐이야.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세상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 우리 부모님은 오래 사셨고, 세상에 대한 많은 것을 공부하셨어.
나도 뭔가 배우고 세상에 도움이 되고 싶어. 그럴려면 이해를 하는 게 먼저일텐데....나를 좀 도와줘. 그러면 나도 너의 소원을 한 가지 들어줄께."
심화가 색현의 눈치를 잠시 보다가 말했다. "소원은 천천히 생각해도 돼. 내 능력 안에서 무조건 해준다고 약속할테니까. 나는 내가 성장할때 옆의 조력자가 필요한 거고, 너가 딱이라는 생각이 들어. 너는 다른 애들과는 다르게 생각하니까." 색현이 말했다. "나도 처음부터 이런 건 아니었어. 하지만 같은 성격끼리 묶어놓는 사회를 살면서 갈등을 최대한 피하려고 하다보니까 내 자신이 상처를 받더라고. 그걸 처음에는 그냥 받아들일려고 했는데 가면 갈수록 답답해지기 시작했고, 나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어." 심화가 색현의 손을 덥썩 잡으며 말했다. "내가 답답하지 않게 해줄께." 색현은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