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의 무서운 변화
난 이제 수시 원서에 넣을 대학에 관한 상담을 마쳤고, 내년에 휴학하고 호주 가서 사촌 이모집에서 알바를 할 것이라고 엄마께 말씀드렸고, 결과적으로 좋은 일주일을 보냈다. 한 가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바로 오빠였다. 오빠는 집에 온 후, 내가 대학, 학과 등의 이야기만 꺼내면 부정적인 얘기를 쏟아냈다. 아직 대학도 가지 않은 나에게 대학가도 기대하지 말라는 둥, 똑같다는 둥, 빚만 늘어나고 대학교에서 먹튀를 한 경험담을 말하면서 푸념을 해댔다. 나는 그래도 대학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버리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오빠, 좀 나한테 격려를 해주고, 그런 부정적인 얘기 안 하면 안 돼?" 오빠는 싸늘하게 말했다. "네가 과민반응하는 거야, 대학 관련 얘기만 나오면 너는 과민 반응하고, 너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얘기해주면 또 상처받고, 나는 고등학생 때 내 성적 나와도 망하면 망하는 대로 잘되면 잘되는 대로 그냥 넘겼어. 너처럼 막 가슴 아파하면서 그렇게 지내는 사람들이 내 눈에는 세상 나약하게 보인다."
나는 여기서 물러나지 않았다. "오빠, 오빠도 좋아하는 게 있을 거 아니야, 대학에 가서 무조건 모든 게 안 좋은 일만 있는 건 아니잖아 그렇지?" 오빠가 말했다. "대학 가서 좋은 게 있다는 거는 좋은 대학에 갔을 때 얘기고, 그 외에는 대학이 좋은 게 뭐가 있다 생각하니." 내가 물었다. "오빠는 하고 싶은 거나 취미나 꿈같은 거 없어?" 오빠는 대답했다. "돈." 나는 한숨을 쉬며 물었다. "돈 말고, 행복하게 해 주는 게 없냐고? 오빠는 그럼 돈 없으면 맨날 불행하잖아." 오빠가 말했다. "돈이 있어야 뭐든 하고, 돈 버는 거 말고 행복한 게 뭐가 있는데? 너는 참 철없는 말을 계속 내뱉어. 엄마나 아빠가 너한테 이것저것 다 해주는 것 까진 봐줄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들다고 찡찡거리는 네가 정말 짜증 나." 내가 말했다. "나도 계획이 있어. 나도 알바를 할 꺼고, 돈도 벌 꺼야. 일단 수습기간만 잘 버티면 된다는데 맞지?" 오빠가 말했다. "알바 수습기간에 잘리면 그게 사람이냐? 그러면 이 세상에 할 수 있는 거 아무것도 없다."
나는 그냥 여기서 오빠랑 대화를 포기했다. 오빠가 상처를 줬다고 생각한 엄마는 위로의 말을 전하며 신경 쓰지 말라고 했는데 내가 운 것 그것 때문이 아니고, 오빠가 안타까웠다. 나와 동생보다 더 억압적인 환경에서 살았고, 공부도 강제로 했고, 머리는 좋은데 원하는 대학에 떨어졌고, 이제는 겨우 스무 살 중반인데 돈 말고는 좋아하는 것도 지향하는 것도 없는 세상에 찌든 어른이 되었다. 나는 상처받기보다는 내가 커서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생각하며 이틀 뒤 오빠의 생일을 위해 선물을 사러 갔다. 오빠는 내가 더 쉽게 살았다고 생각해서 못마땅해하는 걸까. 오빠는 부모 노릇을 하고 싶어 하면서 왜 대하는 거는 다를까. 내 눈에는 상처 입은 희망이 꺾인 메마른 상록수 하나가 보인다. 겨울을 나고 뿌리는 단단히 박혀 있지만, 잎은 다 떨어지고 다시 나지 않는다. 독설을 내뱉지만 그게 본심이 아닌 걸 잘 알 것 같다. 나도 스물 중반이 되면 저렇게 변할까 무섭다.
고3 끝난 시점의 우리 오빠는 이렇지 않았다. 오빠는 수능 치고 온 날, 조용히 하라며 벽에 손을 쾅 치고는 나가서 목욕탕에서 온종일 있다가 다음날에 왔다. 과연 오빠는 그날 눈물을 흘리지 않았을까. 오빠는 냉혈한으로 바뀐 걸까. 도대체 언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