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물줄기

해반천에서의 산책을 즐기며

by 칼미아

나는 주로 산책을 할 때 해반천을 거닌다. 해반천은 김해에 있는 긴 하천이다. 생태계가 나름 잘 보전되어 있고, 겨울철이 되면 다양한 새들과 오리들을 볼 수 있다. 산책도 할 겸, 수능기원 문구를 적은 종이배를 띄웠다. 해반천의 중간쯤에는 돌다리가 있다. 해반천에 띄엄띄엄 놓여있는 돌들을 건너지 않고 한가운데에 있으면, 흐르는 물줄기를 관찰할 수 있다. 그리고 주변의 식물들과의 조화를 보면 마음이 정화된다. 흘러가는 한 물줄기에 종이배를 띄웠다. 종이배는 흘러가다가 물풀들 사이에 정착했다. 마음대로 해석했다. '드디어 나도 안정을 찾고 더 이상 이리저리 신경이 다른 데로 흐르지 않고 집중할 수 있겠구나.' 그러고는 미련 없이 떠났다. 폴라로이드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곳이다. AURORA의 The River라는 노래처럼 슬플 때마다 하천을 따라 걷거나 바라보면서 마법처럼 돌아올 때는 슬픔이 사라져 있었다. 씁쓸함만 남고 슬픔은 사라졌다.


문득 지난겨울에 여기에 와서 패딩을 입고 한참 동안 해반천을 바라봤던 기억이 떠올랐다. 집에 들어가기 싫었고, 그냥 멍하니 있었다. 그러면서 항상 내가 다녔던 근처의 도서관을 향해 걸었다. 경전철 역에서 통유리를 통해 바라보는 도서관의 모습도 사진으로 남기고 싶다. 폴라로이드 사진으로. 그때의 기분과 해반천을 걷다가 끝에 다다라서 바라보는 건 또 달랐다. 해반천은 내가 울고 싶을 때 가는 장소였고, 행복할 때 다시 찾아가는 장소였다. 그래서인지 쓰레기가 있으면 절로 기분이 나빠졌다. 그러다가도 쓰레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찾아오는 철새들을 보고 있으면 봐줄만했다. 밤에 해반천과 도서관 사이에 있는 길을 걷다 보면 대성동 박물관이 나온다. 그쪽 길은 밤이 되면 예쁘다. 전통적인 느낌과 모던함이 어우러지는 거리다. 별로 해놓은 건 없는데 기분이 좋아지는 거리를 담배냄새만 아니면 걸을 만하다.


대체로 초등학생 때부터 중학생 때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곳들이어서 과거 회상을 하게 된다. 초등학생 때도, 중학생 때도, 고등학생 때도 계속 걸었던 이 길을 나중에 또 걷게 될까 궁금하다. 해반천에 내 눈물 '함유량이 얼마나 될까? 한 0.05% 정도는 되지 않을까' 이런 웃긴 생각을 하며 이제는 웃으며 이 길을 걸어갈 수 있음에 감사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정말 힘들 때마다 울 때마다 습관처럼 이곳을 향해 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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