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탐험대
혹성 탈출인가? 거대한 토끼는 자신의 짧은 목을 가누지 못하고 뒤로 젖혀져 서 있다. 우주 행성들 사이로 시커먼 아낙네가 함박웃음으로 걸어 나오는 모습이 보인다.
점심 식사로 순대 국밥을 한 그릇씩 먹고 다리를 건너다 공원에 전시되어 있던 우주 모형들을 발견했다.
나는 언니에게 사진을 부탁했다. 언제나 그렇듯 나의 모습을 언니가 찍어 주었다. 늘 성심성의껏 찍는 것이 아니라 한 방에 찍는 한 컷 촬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니 앞이라 카메라 속 내 모습은 감정의 숨김없이 마냥 즐겁다. 언제나 귀여운 척 한 스푼 가미된 나다.
오늘도 순대국밥 한 그릇씩 비우고 다리를 건너는데 전시되었던 모형물들이 보이지 않았다. 아쉬웠다.
버스를 타고 지날 때마다 사진을 찍고 싶은 욕망을 가슴에 품고 있었는데 언니와 우연히 걷던 그 길에 나의 작은 소망을 이뤘었다. 지금은 보이지 않는 한 장면이 되었다.
우연을 필연으로 만드는 것이 인생이다. 순간의 영원을 위하여.
혹성 탈출은 실패했고 관찰은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