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사람의 자세

by 한루아


수원버스터미널


오늘 날씨는 오락가락한다.


수원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하늘에 먹구름이 잔뜩 끼더니 이내 소나기가 내리고 만다. 우산을 갖고 오지 않았던 나는 급하게 편의점에서 검정 우산을 칠천 원에 사고야 말았다.


어제부터 엄마가 오늘 비가 내릴 거라고 이야기를 했건만 급하게 나갈 채비를 하는 바람에 깜박했다. 요사이 목적만 정해지면 다른 생각을 안 해버리는 습관이 생겼다. 미리 작은 행동까지 계산해야 돌발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내 가방은 혹시 모를 비상사태를 위한 물건들로 가득하다. 나를 위한 가방인지 가방을 위한 나인지 모를 때가 많다. 소중하지만 무거운 가방을 메고 오늘도 가보자.


이제 나는 떠나는 사람의 자세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