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17일 차_사하군. 엘 부르고

2020.2.16 -

by 월인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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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중간하게 도착한 곳은?


이날은 다음목적지인

레온을 가기 위해

좀 더 무리하게 움직인 날이었습니다


❤️


보통은 그날 컨디션에 따라

움직이는데

걷는 건 혼자 걸어도 밥은 같이 먹자는

콘셉트이라서 목적지가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보통 어줏간하게

떨어지면 충분히 쉬는 것도 답인데

조금 더 걸을 수 있다는

'조금 더'라는 한국인의 마음으로 다시 걸음을 재촉하게 됩니다


이 날은 마을광장에서

작은 행사를 하는 날이었고

관광객들도 없는 시기라

제 생각에서는 그냥 건수 하나 만들어서

마을주민들이 모이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신기한 것이

조금만 도시를 벗어나도

그냥 벌판이라는 사실


우리 같으면 저런 땅도

가만 안나 뒀을 텐데

이곳은 땅이 커서인지

도시도 예전 오습 그대로이고

도시밖의 풍경도 크게 달라져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날은 낯선 마을에서 지내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날로 함께 걷던 멤버들의 해산식도

있었습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침, 저녁밥만 같이

먹는 사이인데도

그 속에서 짧은 시간이지만 무슨 일들이

있었던 거 같습니다


- 2023.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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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차. 어떻게 살 것인가? (쫑파티)

- 2월 16일 날씨 흐림


“길은 끝이 없구나 / 강에 닿을 때는 / 다리가 있고 나룻배가 있다. / 그리고 항구의 바닷가에 이르면 / 여객선이 있어서 바다 위를 가게 한다. / 길은 막힌 데가 없구나. / 가로막는 벽도 없고 / 하늘만이 푸르고 벗이고 / 하늘만이 길을 인도한다. / 그러니 / 길은 영원하다.”

- 길, 천상병


오늘 일정은 레온이라는 아주 큰 도시 (산티아고 가기직 전 만나는 마지막 도시)를 가기직 전 코스다. 여전히 도시가 가까워지면서 마을도 많아지고, 길은 무난하다


다만, 며칠째 맑은 날씨는 보지 못한 게 흠이다. 2월의 애매모호한 날씨 덕에 아주 춥지도 덥지도 않지만, 그래도 뿌연 날씨 속에 걷다 보니 사람이 감각이 많이 사라지는 거 같다.


기쁘거나 슬픈 감정도 날씨가 맑거나 비가 내리 거나 하면 좋지만. 하루종일 흐릿한 회색의 풍경에서는 기분도 나질 않고, 시간의 감각도 잃다 보니 내가 제대로 걷는 건지. 언제 쉬어야 하는 건지 등등해서 몽롱한 기분으로 걸어간다고 하는 게 맞을 거 같다.


이때 기록을 살펴보면,


. 쫑파티. 이제 한 분을 떠나보낸다. 그리고. 이제 나를 포함 3명도 코스를 달리한다. 그래서 서로 고민 얘기 하다가 너무 늦게 잔다고 같이 투숙한 독일여자분으로부터 한소리 들음. 22.20분 (보통은 22시까지가 활동 시간) 그걸 보고 독일은 확실히 피는 못 속인다고 한소리 함

. 2일간 빨래를 못해서. 오늘은 오자마자 빨래부터 신경 썼는데. (입는 옷들을 죄다 세탁기에 넣었건만) 건조기 고장. 마침 난로가 있어 난로 옆에서 빨래를 말림

. 나무 난로가 있는데. 함부로 넣지 말라고 하는데. 옷을 말려야 하는 입장에서. 어르신(64)이 자꾸 나무를 넣으신다. 민망하다

. 여기 한국분들과 2 주남짓 같이 다니면서 밥도 해 먹고 즐겁게 지냈지만. 생각해 보니. 한 번도 진지한 대화는 나눠보지 않았다는 사실

. 쫑파티에서 여러 가지 고민들을 얘길 하는데. 결국 귀결되는 건 ‘ 앞으로 한국에 돌아가면 어떻게 살 것 인가?’ 하는 문제가 스페인 순례길을 오게끔 만들지 않았나 싶다


순례 17일 차. 사하군 경유. 엘 부르고에서.


. 이제 딱 절반 왔습니다.

. 아무리 잘 쉬어도 몸의 피로는 해결되기 쉽지 않습니 다

. 같이 가던 동료가 물집과 몸살로 대열에서 이탈했습니다


※ 순례길에서 요긴한 물건들 리스트. 무작위


. 우비. 데카트론 구매. 27,000원

. 세탁망. 여러 사람이 같이 빨래할 때 요긴 3천 원

. 고추장. 이왕이면 팔도 비빔장 포함

. 헤드랜턴. 블랙다이아몬드가 가장 좋다는?

. 손톱깎기

. 여행주머니. 짐들을 필요에 따라 정리

. 유심. 스페인은 오렌지 아니면 보다폰

. 경량 슬리퍼. 필수

. 자물쇠. 순례객들이 모이면 조심조심

. 스포츠 타월. 좀 더 크고 가벼운 것

. 비닐팩. 위생팩. 숟가락. 라면수프. 등등

. 진통제. 소화제. 감기약. 파스. 후시딘


주의할 것.

. 침낭은 가벼운 사계절용이 유리. 추위를 잘 탄다면 안됨

. 충전팩은 가벼운 것으로 1개 1만 정도가 적당


- 2021년 2월 17일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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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군 중앙광장에서 있었던 음식문화축제 사진입니다

이것은 축제가 일상인 곳이라. 아마도 이날은 주말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스페인의 전통음식을 만들어서 파는 거 같은데

일정에 쫓겨서 음식준비하는 것만 보고는 서둘러서 다음 길을 재촉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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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레온을 가기 위해 발길을 재촉했던 날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게 재촉하지 않아도 됐을 법하지만, 분위기로는 조금이라도 레온과 가까운 가야 했다

보통은 사하군에서 하룻밤을 자고서, 다음 코스로 레온을 선택하지만, 이 날은 엘 부르고까지 걷기로 했다


하지만 이렇게 무리하게 걷는 것이 계속되다 보니, 같이 가던 일행들은 각자 자기 페이스를 찾겠다면서 일정 조율에 나서기에 이르렀다. (모두가 서울로 귀국하는 날짜들이 상이했기 때문에, 같이 가는 것은 레온까지가 될 거라고 했다)


여기에 '컨디션'이라는 복병도 있었다


사진에서 보면, 한 분의 걷는 표정이 어정쩡해 보일 것이다. 군대제대 후 해외여행을 하고 있는 친구가 다리 컨디션이 안 좋아지면서 절뚝거리기 시작한 지 며칠이 지나면서. 걷는 속도가 현격하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날도 한참이나 뒤처져서 따라오기는 했지만, 무리해서 더 걷는 것은 어려워 보였다.


아무리 강철 같은 체력이라고 해도 10kg의 배낭을 메고서 보름 가깝게 쉬지 않고 걸었으니, 다들 한 번을 쉬어줘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그래서 레온에서 하룻을 더 묵으면서 휴식을 취하기로 했고, 그래서 레온을 향해서 필사적으로 가깝게 가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사하군을 통과해서 좀 더 걷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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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이야기


. 쫑파티. 이제 한 분을 떠나보낸다. 그리고. 이제 나를 포함 3명도 코스를 달리합니다. 그래서 서로 고민 얘기 하다가 너무 늦게 잔다고 같이 투숙한 독일 여자분으로부터 한소리 듣었습니다. 22.20분


. 2일간 빨래를 못해서. 오늘은 오자마자 빨래부터 신경 썼는데. (입는 옷들을 죄다 세탁기에 넣었건만) 건조기가 고장입니다. 그러나. 때마침 마침 난로가 있어 난로 옆에서 빨래를 말렸습니다


. 나무 난로가 있긴 하지만. 숙소 관계자 왈. 함부로 넣지 말라고 했는데. 옷을 말려야 하는 입장에서. 어르신이 자꾸 나무를 넣으신 덕분에 옷이 바짝 말랐습니다


. 여기 한국분들과 2 주남짓 같이 다니면서 밥도 해 먹고 즐겁게 지냈지만. 생각해 보니. 한 번도 진지한 대화는 나눠보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 고민 얘길 하는데. 결국 귀결되는 건 어떻게 살 것 인가하는 문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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