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길은 옆에 보시는 흙길이지만 이른 아침에. 농사도 아직 짓기 전이라 작은 도로로 걸었습니다. 사진에서는 표현이 안됐지만. 이곳은 비가 내리다가 날씨가 맑아지면. 그 순간에 바람이 강하게 부는 경향이 있는 듯싶습니다
그래도. 밋밋한 길을 같이 걷지는 않더라도.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소중함이 여기 스페인에서는 매우 중요한 감정이라 는 걸 고백드립니다. 아무리. 이곳 사람들이 친절해도 같은 말과 감정이 통한다는 건 나이를 떠나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날은 한국인 2명과 이번 순례길 중간에서 만난 덴마크 친구 얀(당시 52세)과 같이 걸었습니다. 순례길 초기에 느낀 거지만. 우리는 어디 갈 때. '같이 가자'라고 해서 YES를 하면. 그때부턴 무슨 일이 있던 같이 움직이는 게 원칙인데. 여기 순례객들은 같이 가다가도 누군가 쉬면 같이 쉬는 게 아니라. 다음길에서 만나자며. 그냥 자신의 길을 걸어갑니다. 다시 말해. '같이'라는 것에 대해 자유롭다는 걸 느꼈습니다.
마을이라는 곳을 도착해도 누가 돌아다니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유령마을이 따로 없습니다. 다만 집 앞에 차량들이 주차해 있으므로 누군가 있겠거니 생각을 하는 겁니다
하지만. 이곳 마을도 저희 시골마을처럼 고령화가 심각하므로. 그나마 마을을 지키시는 분들도 10년 정도면 과연 알아계실까? 의문이 들기는 합니다. 제가 이곳 스페인 북부 마을에서 느낀 건 알베르게 (순례길 전용숙소)와 바(보통은 같이 운영) 사장님을 제외하고. 주민분들은 환갑이 훨씬 넘어 보이셨습니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18일 차. 레온까지 단숨에 38km _ 2020.2.18
“길을 가다가 / 눈발치는 산길을 가다가 / 눈 속에 맺힌 새빨간 열매를 본다 / 잃어버린 옛 얘기를 듣는다 / 어릴 적 멀리 날아가버린 / 노래를 듣는다 / 길을 가다가 / 갈대 서걱대는 / 빈 가지에 앉아 우는 하얀 새를 본다 / 헤어진 옛 친구를 본다 / 친구와 함께 / 잊힌 꿈을 찾는다 / 길을 가다가 / 산길을 가다가 / 산길 강길 들길을 가다가 / 내 손에 가득 들린 빨간 열매를 본다 / 내 가슴속에서 퍼덕이는 하얀 새 / 그 날개 소리를 듣는다 / 그것들과 어우러진 내 노랫소리를 듣는다 / 길을 가다가”
- 길, 신경림
<이날의 기록> 순례 18일 차.
. 원래 18km.18km 나눠서 가는 거였는데. 내친김에 38km 횡단
. 쉬지 않고 7시 40분부터 16시 40분까지 영차영차
. 같이 걸은 분 왈 ' 당신 아니었으면 1시간 내지 2시 간은 늦게 도착했을 겁니다
. 아침에 같이 걸었던 덴마크 분(54) 한 말씀 'you are strong man'
. 전체적으로 힘든 코스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40km 가까이 걷는 건 쉽지 않다는..,
. 그러나. 체력의 한계가 왔는지. 저녁 내내 골골
. 약, 먹고 푹 자는 방향으로
레온은 기원전 1세기 로마 군단 6 빅트릭스 사단이 설립했으며 68년에 7 게미나 사단이 이곳에 주둔하면서 레온의 효시가 되었고 레온은 라틴어 도시 이름인 "레기오"(Legio)에서 유래되었다. 레온은 586년에 서고트족에게 정복당했고 712년에는 무슬림에게 정복당했다. 그 후 856년에 오르도뇨 1세가 레온을 되찾았으며 910년부터 1301년까지 레온 왕국의 수도가 되었다. (기록. 2021.,2.17)
지금은 인구 14만명의 스페인에서는 꽤 큰 도시에 속합니다.
마을들은 대개가 휑 합니다. 이때가 보통 아침 9시인데 조용합니다
덴마크 얀 (54) 회사 그만두고 걷는 건데 . . 아이가 10대 초반. 문제는 몸이 좋지 않다는데 있다.
저 가방에 많은 부분이 의료 장비라는거. 그래서 몹시 무겁다.
이번에 소개할 장소는 레온입니다. 산티아고 도착하기 전 가장 큰 도시입니다.
이제 일행들도 18일째로 접어들다 보니, 체력들도 기진맥진이라 이곳에서 1박을 더 하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물론 다들 자유로 왔기 때문에 구속력은 없었지만. 먼 이국에서 누군가 옆에 있다는 건 정말 정말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조금 내가 감수할 수 있다면 같이 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도시여행이 아니라 시골길을 걷는 것이다 보니,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한 번은 순례길을 혼자서 갔던 분이 희생된 적이 있어서 발칵 뒤집혀 있는데, 사람은 모르는 겁니다. 언제 갑자기 내 옆에 친절한 스페인 사람이 도둑으로 변할지 말입니다. (보통 우리는 외국인들이 호의를 베풀면 '이나라는 원래 착한 분들만 있구나!'하기 쉬운데. 이곳도 사람 사는 곳이다 보니 다양한 사람들이 많다고 봐야 합니다
이번에 걸은 거리는 총 34km
일부는 중간에 버스를 탔습니다. 이곳도 지방은 교통이 불편해서 버스가 몇 대 없는 듯싶습니다. 물론 버스가 없다는 것은 굳이 읍내까지 다닐 일이 없다는 말도 될 테니까요
그래도 날씨는 따뜻해서 걷는 과정에서는 목이 말라서 콜라가 먹고 싶었던 거 말고는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저는 한분과 같이 걸으면서도 거리를 두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했습니다
각주. 버려진 신발 무덤. 순례길 곳곳에 저런 무덤들이 많다. 보통은 이해가 안 가겠지만. 여기 순례길 올 때 길들여진 신발을 신고 오라고 하다 보니. 보통 낡고 편한 등산화를 신고 온다. 역사가 있는? 그러면 그건 순례길 도중에 백발백중으로 결국은 망가질 수밖에 없다. 800km를 하루도 안 쉬고 걷는데 신발이 남아날 리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저런 신발 무덤들이 많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도 여기에 오려고 신발을 하나 사서 한 달간 훈련하고 나서 왔는데도 신발이 완전 헌신발이 다 됐다. 그만큼 신발에게도 순례길은 쉬운 길이 아니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영상
나때문에 1.5km 더 걸어서 . 역사적인 루트로 갔는데. 결국 아래에 있는 노란 점박이 보려고 간것이다. 같이 동행한 분은 괜찮다고 하셨지만. 정말 민망했다. 저거 보려고 .
이곳은 뭔가 있겠거니 하고 일부러 온 마을인데, 바닥에 노란 동그라미만 있는 곳이었습니다
이곳에서 저녁 축제를 하면 저 노란 동그라미가 예쁘다는 건데. 암튼 사진빨에 속았습니다 ㅜㅜ
스페인은 역시 축제의 나라다. 정열적이고 . 하지만. 여행을 많이 다닌 여자분에 의하면 스페인 축제는 죽어간다고 한다
레온 시내
레온에 볼거리로는 레온 대성당, 보티네스 저택 (가우디 설계), 레온 박물관 (역사박물관인데 스페인의 역사를 모르면 약간 실망할 수 있습니다), plaza del grano 가 있습니다
가우디 보티네스 저택
레온성당
레온 한가운데는 주교좌성당 역할을 하는 대성당이 우뚝 서 있다. 성모 마리아를 주보로 모신 이 성당은 스페인 고딕 양식의 걸작으로 평가된다. 지금의 대성당은 2세기 경 로마 시대의 커다란 목욕탕이 있던 자리에 건립됐다. 이곳에는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당이 있었는데, 그 건물을 허물고 새 성당 건립 공사를 했다. 1205년에 공사를 시작해 1301년에 성당의 주요 부분을 완성했고, 그 후에도 나머지 공사는 계속 진행했다. 성당의 평면은 라틴십자가 형태이며 길이는 90m, 폭은 40m에 이른다.
레온 대성당은 매우 웅장한 모습이지만 그것보다 더 유명한 것은 내부 전체를 화려하게 장식한 유리화다. 이 유리화는 스페인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평가된다. 유리화에는 성경 장면이나 성인의 일화, 신화에 나오는 야수나 식물의 문양 등 다양한 내용이 담겨 있다. 유리화의 주제뿐 아니라 표현 양식도 다양한데, 이것은 모든 유리화가 13세기부터 20세기까지 오랜 세월에 걸쳐 제작됐기 때문이다. (카톨릭 신문. 2018.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