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2월 스페인 순례길에 대한 추억
이날 7시에 움직인 듯싶습니다. 아침 먹자마자 출발했으니 그 정도 다른 일행보다 1시간 정도 먼저 간 듯싶은
쉬지 않고 걷다 보니 점심 무렵에는 꽤 시간이 벌어져있더군요
산길을 포함해서 49km 행군
이날부터는 혼자가 됐다는 게 달라진 환경입니다
아스트로가에서 일행보다 먼저 출발해서 어느 마을에 도착했는데. (12시경) 그곳에서 가게 주인이 쉬고 가라고 하더군요. 제가 다음 마을이 어디에 있냐? 고 물으니, 여기서. 산을 넘어 12km만? 가면 된다고 하는데
이곳에서 쉰 다음에 넘어가라는 게 이해가 안돼서 그냥 산을 넘어 다음 행선지까지 가기로 했습니다
참고로,
(그곳 성당에 한국인 신부가 있어 한국인들이 자주 쉰다고 하는 곳인데. 생각보다 신부님이 유머가 넘치시거나 자상하시거나 하지 않았다는 얘길 나중에 전해 들었습니다)
❤️
그러나. 그게 실수였습니다 ㅜ
조금 더 올라가면 마을이 있기는 한데, 폰세바돈? 이란 산악마을은 비수기가 되면 모두 휴가를 떠나는 바람에 숙소가 없었고요. 정상을 넘어 있는 마을에서 숙소를 알아보니 꽉 찼다고 해서 거절당했습니다
그래서. 이날 걸은 거리는 47km (실제로 적힌 건 49.5km)
산에서 추위에 벌벌 떨면서 보낼 수는 없어서,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서 기어이 산을 넘어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먼저 걷다 보니 약간은 여유라는 게 생겨서 사진을 많이 남길 수 있었습니다
순례 22일 차. 아스토르가에서 몰리나세카 까지 47km (숙소가 없어서 더 걸은 날)
. 폰세바돈이라는 산마을에 도착했지만. 유령마을. 정말 아무것도 없어서 그냥 지나쳤습니다
. 산정상에 이곳 순례길에서 가장 유명한 철십자가 (이곳에서 기도를 하면 모두 들어준다길래 가족의 건강과 행복 과 올해 잘 보내서 제2의 인생을 잘 갈 수 있도록 기도) 그 뒤로도 산길이었지만 중간에 도네이션이 (일정 금액을 기부하고. 그곳에 있는 간식. 음료 등을 이용) 있어서 간식과 커피를 먹음
. 그리고. 1.200에서 1,500 고지의 높은 산을 올라갔다 내려갔다. 정신이 혼미해짐
. 가장 높다는 푼토봉을 넘어도 계속 산길
. 산을 넘어 첫 마을엔 바와 숙소가 있어서. 여기서 묵은 려고 했지만 만석이라고 거절당함. 여기서부터 비극이 시작
. 다음 마을엔 맨션인가 하나 열었 다고는 했지만 그 외 에는 텅텅 빈 마을이라 통과
. 그래서 다시 내려와서. 어둑해지는 산길을 쉬지 않고 내려와 하산길 초입 마을 몰리나세카 숙소에 묵음
이날 기록.
얼마 전 산티아고 순례길 방송을 봤는데. 이 십자가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념하는 것을 보았다. 가족, 친구들. 그들이 순례길을 걷게 된 이유를 이곳 십자가에서 얻는 듯 보였다. 누군가는 사랑하는 자녀들을 위해. 또 누군가는 세상을 떠난 가족과 지인들을 위해 이 길을 걷는다고 했다.
나는 비록 이날 혼자서... 걸었지만. 이때의 감격을 잊을 수 없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라 다시금 시작이었다는 것을... 바로 밑에 마을에 가서 숙소가 없음을 알고서 퍼뜩 개 달았다
다리에서 뭔가 사람 그림자가 보일 겁니다. 다름 아니라. 스페인 TV에서 스페인 순례길을 걷는 남녀의 사랑을 다루는 드라마를 촬영 중이었습니다
고생한 저를 위해 이날은 좋은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었습니다. 안타까운 사실은 49km의 후유증으로 드디어 발에 물집이 잡혔다는 사실입니다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