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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인도령 Nov 26. 2023

직장초년생 시절로 타임머신 여행

23년간 직장을 다니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1년 차 때 추억

제가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00년 밀레니얼의 시작과 함께였습니다. 그전까지만 해도 IMF의 긴 터널 로 인해 2년을 신입사원을 뽑지 않던 시절이었는데. 잠깐 취업 문이 열렸던 2000년에 운이 좋게 입사를  하게 된 것입니다


당시 신입사원을 70명을 뽑았는데, 원래대로라면 1975 년생 (94학번)들이 많아야 하는데. 대부분이 1974 (93학번) 생이었습니다. 이유는 IMF로 인한 졸업연기의 여파였죠. 그래서 , 그냥 휴학만 할 수 없으 니까. 그로 인해 해외 연수도 (해외에서 일하는 제도) 조금씩 늘어났던 시기였습니다


제가 들어간 곳은 국내 굴지 백화점 회사였는데, IMF 당시 신입사원을 안 뽑은 건 맞지만 , 회사가 어렵지는 않았다는 것에 조금 놀랐습니다


제가 투입된 곳은 당시 가장 핫했던 백화점 부문의 인터넷 쇼핑몰 사업팀. 저와 동료들 8명이 들어왔는데. 다들 인터넷을 잘하기보다는 매체에 대한 이해가 있는 친구들이었습니다. (당시 사업부장은 저희들 보고 희망 보직을 말하라고 했고, 원하는 대로 배치시켜 줬습 니다.)




제가 선택한 곳은 콘텐츠 기획파트. 지금 쿠팡이 영화나 드라마를 연계해서 사업을 했듯이, 당시에서 인터넷 쇼핑몰에 그냥 들어오지 않으니. 잡지 콘텐츠를 보여 주면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방문을 할 것이라는 취지로 여행, 요리, 웨딩 등의 기사를 쇼핑몰에 게시하는 업무 를 맡았습니다.


잘 됐을까요?


당연히 아니었습니다. 당시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서비스하던 곳들은 인기를 얻기는 했지만, 쇼핑몰에 기사를 붙인다고 안 올 고객이 올 거라는 건 엄청난 착각이었습니다. 그것이 당시 백화점에 계시는 높은 분들이 보는 인터넷 쇼핑몰에 대한 시각이었습니다. 그분들의 생각은 인터넷쇼핑몰은 그냥 보조적인 수단 으로, 백화점 상품을 잘 보여주면 되는 것이고, 고객들 은 결국 오프라인에서 가치 있는 서비스를 느끼면서 구매할 거라는 거였습니다. (물론 , 그때는 패션 상품 들의 매출은 매우 적었을 시기였습니다)


처음 생각과는 결과가 좋지 못하다 보니, 6개월 만에 콘텐츠 기획파트는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픽사베이

그리고, 투입된 곳은 패션팀의 명품파트였습니다.


백화점의 명품을 온라인에 파는 거였습니다. 처음부터 이 모델은 쉽지 않을 것으로 봤습니다. 명품회사들에게 직접 상품 협조를 요청했지만 온라인 쇼핑몰에 들어 가면 이미지가 훼손된다는 이유로 전부 거절당하고, 백화점에 있는 몇 개 우호적인 업체 상품을 찍어서 판매 하는 것으로 전략을 수정했습니다. 그러나. 100여만 원에 이르는 상품을 한 번에 구매한다? 그것도 전문 사진가가 없던 시절이라 제가 백화점 매장을 가서 사진을 찍어서 올렸으니... 퀄리티는 여러분들의 상상 에 맡깁니다


그러다가 딱 한번 성공을 맛봅니다. 당시 백화점에서 팬디 핸드백을 50% 세일로 판매하는 행사가 있었는데. 제가 그 사진을 받아서 온라인에서도 동시에 진행을 한 겁니다. 재고 연동도 안되던 시절이라 주문은 폭주 했지만 실제 주문이 된 것은 20개 정도였지만, 금액이 높아서 매출로는 엄청난 성공을 합니다.


(*비하인드 스토리 - 못돼 먹은 고객님들이 취소를 하면 서 B급 팬디백으로 바꿔치기하거나, 진품이 맞는지 칼로 제품을 훼손 한 분들까지 생겨서 매출과 화제성으로는 성공했지만. 뒤로는 손실이 막대한 행사 였습니다)

@픽사베이



끝으로, OO전력 직원들 노동절 기념품 행사를 소개 해보려 합니다


당시 제가 있던 온라인 쇼핑몰이 OO전력 지방 지점 회사의 직원선물 제공업체가 되면서 , 비상사태에 돌입 합니다. 직원들이 각 파트로 배정되면서 주문 파트, 협력 사 정보 전달 파트, CS파트 등등 (처음 했을 당시 에는 콜센터도 없었고 , SCM 시스템도 없던 시절이라 배송이 되는지 여부를 전화로 일일이 확인을 해야 했던 시절입니다)


프로세스는 매우 단순했습니다. 고객이 주문을 하면 주문서를 뽑아서, 업체에 팩스로 전달한 뒤에 (당시에 전산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주문서를 출력 해서 팩스로 주문서를 넣어주던 시절), 업체에게 팩스 를 받았는지 확인한 뒤, 배송하고, 그것을 업체가 다시 발송했다고 우리 쪽에 회신을 하는 구조였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첫날부터 대참사가 발생했습 니다.


직원들 주문이 밀려 들어오면서 전화는 마비였고, 주문서는 팩스로 보냈지만 너무 많이 보내서 누락된 주문이 부지기수였습니다. 업체도 물량관리가 안 돼서, 취소되는 상품들과 섞여서 아비규환이었습니다.


그리고 온라인 주문을 처음 하던 분들이다 보니 2-3일 뒤부터는 물건 배송이 언제 오냐? 는 컴플레인 전화가 빗발치기 시작했습니다.


행사 2,3일 만에 회사는 난리가 났고, 전화가 오면 그 누구도 받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받아봤자 욕만 바가 지로 얻어먹을게 분명하니. 그냥 끊어지길 바랄 뿐이 었습니다


행사는 일주일? 정도 진행되었지만, 행사 뒤에도 미배송 된 상품들이 수없이 발견되면서 한 달 이상을 고객컴플레인 전화를 받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온라인 쇼핑몰이 생소하던 시절이 발생된 해프닝 이었 지만, 아무런 시스템이 없는 상황에서 과거 오프라인 으로 했던 행사를 온라인 매장을 만들어서 한다는 것까 지는 신선했지만. 그 이후의 프로세스에 대한 생각 부족 으로 후폭풍은 대단했었습니다.


지금도 가끔 당시 동료들을 만나면 '한전행사? 참 힘들 었었지'라는 회상을 하곤 합니다.


아무튼, 다양한 우여곡절 끝에 인터넷 쇼핑몰 신입사원 1년 차의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습니다

2015- 2016년도 직장에서 일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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