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월인도령 Nov 29. 2023

2023년도 송년회가 끝이 났습니다

2020년도 송년회 당시 보낸 일일편지

송년회 단상 #. 1 2020년


작년까지만 해도 익숙하게 들렸던 이맘 때 대화였습니다. 그러나 올해 송년 시즌은 코로나 3차 유행과 맞물려서 사실상 잠정휴업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한해의 끝을 핑계로 한참 못 봤던 친구, 선후배의 얼굴을 보는 반가움이 사라진 것은 개인적으로는 많이 아쉽기는 합니다


그러나. 사실 연말은 왁자지껄함과 몽롱함의 무한 반복보다 가만히 나만의 시간을 통해 한 해를 돌아보는 시간도 가져야 할 때입니다. 얼마나 잘살아왔는지, 고마운 사람에게 마음을 제대로 표하지 못했는지, 가까운 이의 아픔에 무심했는지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바로 연말입니다


이렇게 한해라는 시간표 속에 삶의 고단함, 관계의 미안함과 소중함 등을 되짚어보고 새로운 시작을 다짐해 봅니다. 그것이 진짜 송년(送年)에 임하는 우리의 자세여야 합니다


다시 한번, 올 한 해 좋은 인연감사드리며. 그 마음은 변치 않았으면 합니다. 고맙습니다


- 2020.11.29 아침편지

@픽사베이




송년회 단상 # 2. 2023년


'한 치 앞도 못 보고, 과거로도 돌아갈 수 없으니 바라는 것, 원하는 것, 되고 싶은 것 못 된다고 슬퍼하지는 말아 요. 약한 자신의 존재를 수긍하고 받아들이고. 향기로운 잠과 함께 마음의 평안을 얻으세요. 그리고. 사랑하세요, 한 번만 살다 가는 삶 속에서 바라는 것, 원하는 것, 되고 싶은 것을 생각하고 못 하고, 못 보고, 못 느끼는 건 생각하지 말아요'


- 전혀, 전혀/윤성민


11월 말이 되니 시간이 더 빠르게 흘러 감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송년모임 은 일지감치 마무리 된 탓에 남은 연말 까지는 조용히 내년을 위해 다양한 생각을 하면서 알차게 보내야 할 거 같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언제 가는 다시 좋아질 거라는 한 줌의 희망을 갖고 기운 내서 씩씩하게 보내야 겠습니다.


이번 한 주도 잘 보내고 계시죠? 저도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p.s

지하철 옆에 30대 중후반 부부가 이제 직장생활 길어야 10년 남았 다고. 뭘 준비하지?라고 대화하는데 뜨끔 했습니다


2023년 11월 28일

@픽사베이


송년회 단상 # 3. 


제가 올해 송년회는 끝났다고 하니, 많은 지인들은 '아직도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끝났네?'라며 의아해합니다. 더욱이 제가 만든 이미지이기는 하지만, 저보고 사람을 많이 알고 있다는 고정관념이 되어 있는 지인들에게는 말도 안 되는 거짓말로 들릴 법도 싶습니다


물론, 아직 대학교 동아리와 친구들 송년회가 남아 있고, 저도 모르는 송년회가 불쑥 튀어나올지 모르지만, 제가 머릿속에 계획한 송년회는 이제 마무리되었습니다. 더 정확하게 얘기하면, 예전 회사 동료 1개, 사회 모임 1개, 그리고 최근 사내 대학원 동기들까지 3개 모임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사회 전분야에서 부익부 빈익빈으로 흘러가다보니, 송년 모임도 예외일 수는 없는 거 같습니다. 누구는 이제부터 시작해서 거의 매일같이 송년회의 밤을 지샐지 모르지만, 누구는 약속하나 없이 보낼지도 모릅니다. 제가 알고 있는 MZ 세대에게 송년회를 물어보면, 친한 친구 2-3명 정도 예정되어 있다고 하지. 과거처럼 무슨 사회모임, 대학교 모임 같은 건 찾아보기 쉽지 않습니다


물론, '사람을 많이 안다고 좋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주변에 사람이 적어도, 내가 혼자서도 즐길 것이 많고, 나름 고독에 익숙하다면 번잡한 송년회로 시간을 보내기 보단느 '미니멀리즘'을 외치면서 조용히 2023년도를 돌아보고 (저는 어제 컨셉진 2023년 회고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2024년을 준비하는 것이 더 나을지 모릅니다


누가 한다고 따라가 하기보다는. 누가 많이 송년회 한다고 부러워 하기보다는 나에게 맞게. 나만의  송년회로 2023년 연말을 뜻깊게 마무리하셨으면 합니다. 


모두들 미리 메리크리스마스, 해피 뉴이어 ~


@픽사베이


p.s


2006.12월부터 지금까지도 매일 지인들에게 아침편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거의 매일'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지만, 꾸준하게 루틴을 지켜오고 있으며, 2015년부터는 기록을 가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https://blog.naver.com/iksuk/222062564623


부록. 아래는 지인이 보내준 <남원에서 찍은 매화> 사진입니다. 2023.11.28

남원의 겨울 매화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지하철 에티켓에 (소음) 대한 단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