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8일 차 - 나헤라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감상을 적어봅니다

by 월인도령
1675953207343 (1).jpg
1675953218365.jpg
1675953229714.jpg


어둠을 뚫고 다시 출발입니다


순례길을 걷게 되면 가장 먼저 친해지는 것이 새벽입니다. 겨울이든 여름이든 길을 걸을 수 있다면 일찍 출발해서 목적지까지 도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미션입니다.


알베르게가 이런 시스템으로 움직이거든요


07시 불이 켜지고

08시 퇴실

14시 오픈 (보통은 13- 15시 사이)


그다음에, ① 어디서 쉬면서 식사를 할지, ② 내가 가고자 하는 곳에 숙소를 열었는지 (특히, 비수기 때는 중요합니다) 모든 것을 내가 의사결정해야 합니다


저는 한국인 일행과 만나서 길을 같이 걷게 됐지만, 페이스를 조절해서 같이 움직이기보다는 만났다 떨어졌다 다시 만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잠깐 휴식 할 때 정도 빼면 혼자서 걸었습니다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

대부분이 걸리는 '산티아고 앓이'에

나도 예외가 아니었던 것이다. 길이 나를 부르니

방법이 없었다. 까미노에서 맡았던 바람의 향기,

종일 내리는 빗속을 걸으며 깔깔 웃고 울던

기억, 수많은 감정과 함께 내 안의 나를

마주했던 순간들이 사무쳐왔다.

다시 떠나야 했다.


- 박재희의《산티아고 어게인》중에서 -


* 종교적인 의미보다는 세계 각국에서 이 길을 위해 온 사람들을 만나고, 그 사람들과 같이 800km나 되는 길을 걸으며 친목을 다지고 내적인 평화를 찾는 느낌이 강하다 (발췌. 나무위키)


1675953276995.jpg
1675953258460.jpg
1675953246098.jpg
1675953313951.jpg
1675953314295.jpg
1675953313825.jpg
1675953412309.jpg
1675953314512.jpg
1675953314396.jpg


도시를 벗어나기 전에 큳 공원을 마주했습니다. 우리처럼 조형물을 세워서 정신없는 풍경이 아니라. 그야말로 자연 그대로의 공원입니다. 아마 꽃피는 봄이 돼야 사람들이 올 거 같은데. 공원은 주로 길과 호수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다람쥐가 배가 고팠던지 저희 주위를 계속 서성거렸고, 먹을 것을 주자 바로 달려와서 후루룩 식사를 하는 걸 봐서는 사람들이 안 오니. 식량 조달이 문제가 생긴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주위를 돌아봐도 도토리나무가 안보였거든요)




'왜 산티아고일까. 산티아고 순례길은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하나인 산티아고(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스페인 북서쪽 도시 산티아고 콤포스텔라로 향하는 길이다. 천년 세월 동안 무수한 이들이 신앙적 희구와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걷고 또 걸었다. 고도원 이사장은 “풍경이 놀랍도록 아름다울 뿐 아니라 상처받은 이들, 신앙적 가르침을 갈구하는 이들의 땀과 눈물, 기도가 서려 있다”며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함을 넘어 영적인 울림을 얻을 수 있다”라고 했다.'


- 2022.11.8. 산티아고 길에서 왈칵... "상처 비우고 사랑으로 채우죠



1675953413422.jpg
1675953412974.jpg
1675953412803.jpg
1675953413247.jpg
1675953412550.jpg
1675953412676.jpg
1675953413129.jpg
1675953413514.jpg
1675953413667.jpg
1675953413590.jpg

그것은 손끝이었네

손가락 끝

사알작

댄 듯 만 듯


무너지듯 주저앉아

아이처럼

서럽게 울고 싶던

숨 막히는 오르막길


그 산을 넘은 힘은

누군가의 손끝이었네

고요히 등 뒤에서

살짝만 밀어주던



- 고창영의 시 〈등을 밀어준 사람〉(전문)


순례길을 다녀왔다고 하면 다들 . 무슨 고행길을 다녀와서 득도한 것처럼 대합니다. 그리고는 물어봅니다.


'무슨 큰 깨달음이라도 얻었나요?'


제 답변은 '순례길은 순례길이다'라는거 .. 즉, 걷는거 자체가 주는 비움의 시간이 값진 배움이라고 봅니다. 뭔가 깨닫고, 채우기보다는 비우기위해 간다는 것이 더 맞지 않나? 싶거든요.


그리고 비운 자리에 낯선 풍경과 동료들을 마주 하는 것이죠.


도시에서 살면서 경험해야 했던 온갖 쓸데없는 걱정과 분주함과 경쟁과 미움과 비교당함 등을 버리고서 온전히 나로서 편안하게 걷고 또걷는거. 그건 말이 아니라 순례길 30일동안의 여정 자체가 큰 느낌입니다.


그러니, 스페인 순례길을 간다고 하거나. 다녀온 사람에게 깨달음 같은 무거운 질문은 삼가해주시는게 필요합니다




1675953129022.jpg


TIP.


▲ 4, 5일마다 비교적 큰 도시들이 나오긴 하지만, 규모면으로 본다면 30분 정도 걸으면 다시 외곽이 나올 만큼 정도 규모입니다. (아주 큰 도시는 팜플루냐, 브루고스, 레온, 산티아고 까지 4개 도시입니다)


▲ 보통은 작은 도시 걸을 때는 순례객을 위한 음식 (제가 다녔던 식당들은 순례객 전용식사는 시간 차이를 두는 곳이 많았습니다. 보통 저녁 7시, 8시부터 먹을 수가 있었습니다. 저녁을 이때 먹는다는 것이 이상해 보일지 모르시겠지만, 이곳은 더운 나라다 보니 시원한 저녁 문화가 발달되어 있더라고요. 저녁 8,9시에 펍이나 식당에 모여서 식사를 하고 다 같이 축구경기를 보는 분위기였습니다)





1675953413998.jpg
1675953414189.jpg
1675953414559.jpg
1675953413761.jpg
1675953414442.jpg
1675953414291.jpg
1675953414086.jpg
1675953413886.jpg


도시에 도착했는데, 사람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사람이 살고 있나? 싶을 정도인데. 안에 구시가지는 확실히 많은 분들이 안 사는 거 같습니다. 외곽으로 나와서 비교적 새 건물에만 거주하는 듯싶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도 그렇죠. 지방도시 가시면 구시가지는 썰렁합니다. 보통 시청이 새 건물을 지으면서 이사 가면 그 주위로 아파트 단지가 생겨나면서 발전하는 구조입니다. 그러다 보면 구 시가는 점점 쇠락해져 가는 것이죠


이곳은 일찌감치 도시화와 고령화 등을 겪고 있어서 그런지.. 순례객들 아니면 거리가 유령도시 수준이 아닐까도 싶을 정도로 걷는 내내 든 의문 중 하나가 '이곳에는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 , ' 이 도시 사람들은 무엇을 하며 먹고살까? (왜냐면, 작은 도시는 상가나 식당들도 별로 없거든요. 대형슈퍼 정도에만 사람들이 있을 뿐)'였습니다



1675953414921.jpg
1675953415002.jpg
1675953415088.jpg


포도밭입니다. 어느 지역을 가면 끝도 없이 밀밭이 펼쳐지다가, 포도밭이 펼쳐집니다. 나무도 별로 없고 언덕 모두가 포도밭이라고 상상해 보세요. 그리고 포도냄새가 진동할 때 걸으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아마도 저녁에는 포도주를 마실 확률이 높아질 거고요. 그렇게 한 달 먹다 보면 어느새 포도주 전문가가 되어 있을지 모릅니다


“What a wonderful world~”






1675953414833.jpg
1675953415180.jpg

비가 내리지만, 아주 많은 양이 아니면 우비를 입는 것보다 그냥 걷는 게 편합니다


우비를 입게 되면 땀이 범벅이 돼서 걷는 게 많이 불편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도 겨울비는 강수량이 많지 않아서 저도 그냥 모자를 쓰고서 걸었습니다.


그래도 비가 올 때 좋은 것 하나가, 바닥이 스펀지가 된다는 겁니다. 땅이 촉촉해지면서. 쿠션감이 살아난다고 할까요?


그리고, 나를 배고는 세상이 멈춰있다는 상상도 하게 됩니다. 사실 비가 내리면 사람들이 잘 움직이지 않잖아요. 그러다 보니. 모든 것들이 정지된 느낌입니다.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지도 않고요. 일하던 농기구도 서있고, 그곳을 오로지 저와 제 일행만 걷고 있는 것이죠.


정지된 시간을 걷는다는 기분도 묘 합니다.

1675953435594.jpg
1675953435989.jpg
1675953435880.jpg




1675953480972.jpg
1675953480223.jpg
1675953480355.jpg
1675953480123.jpg
1675953480460.jpg
1675953480792.jpg
1675953480890.jpg
1675953480598.jpg

이날은 오전에 비가 내렸고, 날씨가 차차 개었던 터라서. 약간 쌀쌀했습니다


계속 연재를 보시면 사진을 통해 보시겠지만, 길을 정말 걷기에 좋습니다. 높은 언덕이 많은 것도 아니고, 흙길이다 보니 부드럽고, 차들이 지나가지 않으니 안전하고, 비수기라서 풍경은 그래도 경치도 확 트이고 좋고, 가끔가다 사람들도 지나가니. 반갑기도 하고, 한참 걷가보면 오래 도니 마을과 성당도 보게 되고, 거기에 순례객들을 위한 카페가 있으면 들어가서 커피 한잔 하고....


내가 짊어지고 있는 10KG의 짐만 온전히 지고서 잘 걸을 수 있다면 매일같이 새로운 경험과 즐거움이 만들어지는 곳입니다





1675953481258.jpg
1675953481065.jpg

도착한 도시 나헤라입니다. 11-12세기 나바라 왕국의 수도였던 곳입니다. 지금은 7천 명 정도 거주하는 작은 도시인데. 그래도 역사가 있는 곳이라 도시가 전체적으로 아담하면서도 아름답습니다.


저는 저녁에 도착해서 저녁거리를 걸은 터라. 이곳의 웅장한 성벽이나 성당은 보지 못했지만. 다른 순례객들의 사진을 보니. <아름다운 도시>라는 찬사가 많은 곳이더군요




* 나바라 왕국 [ Kingdom of Navarre ]


요약 스페인 북서부에 위치한 가톨릭 봉건국가로, 824년 나바라 왕국의 전신인 팜플로나 왕국으로 초기 건국되어, 1512년 아라곤-카스티야 연합왕국에 합병되었다


8세기 프랑크 왕국 지배권의 바스크 공작령에서 9세기 팜플로나 왕국으로 독립 국가를 이루고, 이후 나바라 왕국으로 개칭했다. 11세기 초 산초 대왕(산초 가르세스 3세)이 카스티야, 레온, 아라곤 지역을 통합했으나, 사후에 아들들의 분할 상속으로 영토가 축소되어 과거의 영화를 뒤로 하고 변방에 머물렀다. 1234년 산초 7세가 후계자 없이 사망하자, 프랑스 귀족과 혼인한 여동생 블랑카의 아들이 왕위에 오르며, 남편 가계에 따라 이후 프랑스 가문의 승계가 이어졌다. 1512년 오늘날 프랑스 지역인 하부 나바라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영토가 아라곤-카스티야 연합왕국에 복속되었다. 스페인에 병합된 나바라 왕국은 자유주의, 공화주의 등 새로운 사상의 물결에 영향받지 않고 별도의 사법체계, 세금제도, 관습 등을 유지했으나 19세기 스페인 왕국에 의해 자치권이 축소되었다.


- 네이버 지식백과






1675954188412.jpg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Q. 보통 일정은 어떻게 진행되시나요?


A. 아침 7시 전후 기상해서 준비를 마친 후 8시부터 순례를 시작합니다. 1시간 기준 보통 4.5킬로 정도 걷게 되며. 하루평균 23km 정도 걷습니다. 아침 식사는 외국인들은 전일 슈퍼에서 장을 봐서 빵과 커피로 간단히 먹고요. 대도시 경우. 일찍 연가게에서 토스트와 커피를 마시면 대략 3유로. 우리 돈으로 5천 원 내 외 면 해결 됩니다. 점심 같은 경우는 중간 마을 바가 있으면 식사를 간단히 하고요. 저 같은 경우는 한국팀을 만나서 같이 나눠서 1인당. 5천 원 내외로 빵 과일 생수 등을 구매해서 먹었습니다. 20km 기준으로 대략 3,4시면 숙소 도착해서 씻고 빨래부터 챙긴 뒤 저녁은 19시경 한 뒤. 21시엔 취침에 들어갑니다



Q. 순례길 코스는 어떤가요?


A. 생장에서 피레네 첫 코스가 난코스입니다. 하루 종일 오르막길을 걷습니다. 그 이후는 내리 막길 이 계속 이어져. 얕은 언덕을 오르는 거 외에는 아주 어려 운 코스는 없습니다. 적어도 150km 구간 까지는 하지만 부르고스부터는 날씨도 그렇고. 코스도 점차 어려워진다고 합니다.


Q. 에피소드로 기억나시는 것은?


A. 셋째 날. 혼자 걷다가 길을 잃어버린 적이 있습니다. 그때가 제일 아찔했습니다. 그리고 너무 무리하게 스케줄을 잡아서 저녁 늦게 목적지 전 도시에 머물렀는데. 스페인 친구 덕분에 무사히 숙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넷째 날. 도착한 도시에서 학생들 축제 행렬을 만나서 신나게 사진을 찍었습니다.


Q. 순례길에서 조심해야 할 것은?


A. 첫째. 사전조사겠죠. 관련 카페 등을 통해 충분 히 정보를 습득합니다. 둘째. 가능한 최소한의 짐을 준비하는 겁니다. 대략 7-10킬로 그램이 적당 합니다. 셋째. 무리하지 않는 겁니다. 대략. 20km 정도 걷는 것이 괜찮고요. 정말 제대로 쉬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 당시기록 (2020.2)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