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은 오후 늦게까지는 계속 희뿌연 안개가 있던 날이었습니다. 보통 낮이 되면 사라지는 것이 안개인데.. 유독 이날은 하루종일 뿌연 하늘이 계속 되다가 집에 도착하고 나서야 날씨가 맑아진다고 할까요?
하지만. 사람들도 없고, 날씨도 보는 것과 같이 뿌옇다 보니,, 걷기에는 좋은 날로 기억에 두고두고 남는 하루 였습니다
<1년 뒤 기록>
15일 차. 날씨가 오락가락 (캐리온)
- 2월 14일 날씨 흐리다 저녁 무렵 맑음
“길은 제 길을 끌고 무심하게 / 언덕으로 산모퉁이로 사라져 가고 / 나는 따라가다 쑥댓닢 나부끼는 방죽에 주저앉아 / 넝마 져 내리는 몇 마리 철새를 본다 / 잘 가거라, 언덕 저쪽엔 / 잎새를 떨군 나무들 / 저마다 갈쿠리 손 뻗어 하늘을 휘젓지만 / 낡은 해는 턱없이 기울어 서산마루에 있다 / 길은 제 길을 지우며 저물어도 / 어느 길 하나 온전히 그 끝을 알 수 없고 / 바라보면 저녁 햇살 한 줄기 금빛으로 반짝일 뿐 / 다만 수면 위엔 흔들리는 빈 집일 뿐”
- 길 김명인
오늘 날씨도 전형적인 스페인의 겨울 날씨, ‘흐리고 비 오고 바람 불고 ‘ 중에 첫 번째 코스의 날이다. 비나 바람이 안 부니 좋기는 하지만, 그래도 스페인의 경치를 skip 하고 지나치는 거 같아서 아쉽기는 하다
거기에 오늘은 ‘도로길/시골길‘로 나누어지는데, 도로 길로 가는 바람에 하루종일 도로만 지컷 보고 마무리를 한 거 같다.
이 날은, 그냥 일행들과 헤어져 혼자서 걸은 거 같다. 그냥 선두에 서서 잔뜩 흐린 날씨를 헤집으면서 걷고 또 걸어 다. 코스는 그냥 끝없이 펼쳐진 도로 옆길이었기에 크게 힘든 거 없이 어쩌면 좀 따분할 정도의 길을 준비해 간 음악을 열심히 들어가면서 걸었다
그리고는, 스페인의 작은 마을 까리온 데 로스 콘데스에 도착했는데. 이곳은 카리온 백작 가문이 통치했던 마을로 중세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는 곳이었다. 산타 마리아 성당과 웅장한 외관의 산티아고 성당. 엘 시드의 사위들이 묻혀 있다 는 산 소일로 수도원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그 어떤 곳도 들어가 보지는 못했고, 다만 동네를 곳곳을 살펴보았다. 큰 마트와 그 옆에 우리식으로는 나이트클럽 같은 곳이 있었던 곳이니. 아무리 마을이 작았어도 불과 몇십 년 전 까지도 화려했을 듯싶었다.
스페인의 북부는 대체로 농촌마을이라 마을에는 공무 원이나 식료품과 식당 (이곳도 한국처럼 창업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오래 대대손손 물려받은 거 같다) 말고는 딱히 먹고살게 없어서. 오래전부터 마을에 살던 분이나 약간 장사를 하는 사람 말고는 외곽에서 지내는 듯싶다 그만큼 모든 도시들이 아주 큰 도시를 제외 하고는 대체로 유령마을 같이 걸어 다니는 사람을 보기 힘들다. (그러나 주차된 차들로 봐서는 그래도 사람들이 꽤 살고 있기는 한 거 같다)
마을에 도착하니.
1시간 전 출발한 외국인이 어떻게 빨리 왔냐고 묻는다. 그래서 뛰어왔다고 했다. 같이 간 어르신은 나보고 과속을 했다고 하신다 대학생 친구는 왜 이렇게 빠르세요. 도저히 못 따라잡겠어요라고 감탄한다 실제로 같이 출발했을 때 2시간 지나니 5km 정도 차이가 났을 뿐이었는데. 시간으로 환산하면 1시간 20여분 차이가 난 셈이다
이날 저녁에는 몸에서 벌레 나오는 꿈을 꿔서 일어 나서 뒤져보니. 그동안 어려웠던 상황이 해결되는 꿈이라고 해서 위안을 받았다
도착하고 나니 이때부터 조금씩 하늘에 개었다고 할까요? 저는 작지만 뭔가 내용물에선 속이 꽉 찰 거 같은 이곳을 한 바퀴 돌아보았습니다
작다고 하지만 그래도 마을이 규모가 큰 곳이라 (이곳에 대해 얘기를 듣기로는 교통의 중심지라서 매우 번성했다고 합니다) 성당도 여러 개 있었고, 식당과 상가들도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부러웠던 것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저희 같으면, 오래된 동네라서 나이 드신 분들만 있을법한데.. 아이들이 여기저기서 노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주요사진
스페인의 작은 마을 까리온 데 로스 콘데스를 둘러봤습니다
이곳은 카리온 백작 가문이 통치했던 마을로 중세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산타 마리아 성당과 웅장한 외관의 산티아고 성당. 엘 시드의 사위들이 묻혀 있다 는 산 소일로 수도원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