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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굿파 Sep 11. 2022

가장 아쉬운  시간 대역

새벽 1시 59분

오늘은 기필코 애들을 일찍 재우고 일어나서

‘ 영화 한 편 보까? ‘라고 이야기했던 것들이

지켜지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매일 저녁 8시 30분

애들을 재운다고 우리 집은 취침소등에 들어간다.

아내와 나는 침대방에 누워 애들을 재우며 오늘은 기필코 애들과 잠들지 말아야지 다짐하고 또 다짐 한다. 하지만, 항상 우리도 모르게 잠들어버리고 잠깐 눈 떠서 시간을 확인해보면 새벽 1시…

뭔가 찜찜하다. 뭔가 기분이 좋지 않다.

오늘은 아내와 둘만에 소중한 시간을 갖고 싶었는데…. 아내는 이미 잠에 빠져있다.

나도 다시 잘까 고민하다가, 지나간 이 혼자만의 시간이 아까워서 이런 내 심정을 글로 적어본다.




애들 재우며 날아가버린 이 시간에 집착하는 건 어쩌면 부모가 된 내가 부모가 아닌 나라는 사람에게 보상해주기를 바라는 내면의 바람과 기대였기 때문인 것 같다.


이렇게 시간을 흘러 보내면, 또다시 아침이 밝아오고, 나는 출근해서 비행을 하고, 아내는 남편 없는 육아 사투를 버리다가 밀린 집안일과 얼마 남지 않은 시험으로 인한 공부를 한다.


사실 두렵다. 이렇게 계속 반복되는 우리만의 시간이 없어지는 게.. 나만의 시간이 사라지는 게 두렵다. 우리 관계가 그냥 아이들의 부모로서의 관계로만 남게 될까 봐 두렵다.

언젠가 애들이 크게 되면, 우리의 시간이 보장되겠지.. 그때는 이미 우리 관계가 부부로서의 관계보다 부모로서의 관계로 익숙해져 있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하지만, 확실한 건 아내와 나는 지금 충분히 가족을 위해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


이 시간이 아깝다지만, 언젠가 이 시간이 그리울 때가 있을 것이라는 작은 기대감과 나 스스로에게 작은 위로를 하면서 다시 침대에 가서 아무렇지 않게 아내와 아이들을 부둥켜안고 함께 잠을 청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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