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는 나를 직면하게 해준다
허기지다.
마음이 허기진데 왜 배를 채우고플까.
김치찌개가 땡긴다.
엄마가 해준 찌개가 먹고 싶다.
매운탕도 떠오른다. 세상에서 엄마가 해주는게젤 맛있는데.
나는 고등학생 때 엄마에게 어떤 딸이었을까.
40대 후반이 된 이제야 알겠다.
항상 바라기만 했던 내 어리석음을.
스무살이 되면 아이들에게 독립하는거라 가르치며, 그 날까지 잘 지내고 쿨하게 떠나보내자고 다짐했다.
하지만 사실 그렇지 못할 거란걸 부모님을 보며 느끼고있다.
정작 큰 고민은 숨겨 두고 부모님께 말 못했던 나.
왜 말을 안해? 답답한 나는 아이에게 추궁했다.
'걱정할까봐.'
결국 나를 닮은 딸.
'아이가 자퇴를 원하던데요.'
담임샘에게 어떤 말도 못했다.
나는 우리 아이를 믿는다. 아이의 선택을 존중할 거다.
대신, 깊이 고뇌하고 다시 일어날 힘을 만날 때까지 기다려줘야 한다. 헐레벌떡 해결하면 안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힘들다.
스벅에 앉아 토스트를 우걱우걱 씹었다.
여전히 김치찌개가 먹고 싶다. 토스트를 두고 딴 음식을 생각하다니 바람 피는 느낌이라 미안하다.
음식에게도, 나 자신에게도.
진짜 먹고 싶은 건 나중에 딸이랑 먹어야겠다.
예전 엄마가 해줬던 맛처럼 아이의 허기짐도 채울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