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흥 여행

2022. 2. 4.

by midsunset


오후 네 시쯤이었나, 대충 하루 일정을 끝내고 거실 소파에 앉아 빨래를 개고 있었다. 제주에서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거의 정 반대편에 있는 곳의 소식에 대해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한 번 들러보자, 아이코 두 시간 가까이 걸리네, 다음에 시간 봐서 가자, 하며 대화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그 앞에 리조트에 방이 아직 있는데?”


남편이 핸드폰을 보다가 말했다.


“언제?”


“오늘”


나는 풉,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남편이 벌떡 일어서더니, 점퍼만 위에다 입고 가자고 했다.


“정말?”


이미 아이들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히는 남편을 황당한 눈으로 바라보았으나, 그의 눈빛에서 이미 예약과 결심이 끝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지금, 어둠 속을 달려와 오는 길에 포장해 온 피자를 배불리 먹고 낯선 리조트 객실 소파에 늘어져 있다.


세상에, 이런 즉흥 여행이라니. 여행 다녀와 짐 풀고 빨래가 마른 지 하루 만에 다시 집을 나섰네.

실행력이 빠른 남편 덕분에 우린 오늘도 여행 중.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세상이 변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