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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데우스

by 사온

처음 파리에서 레슨을 받던 날,
선생님은 나에게 Mozartienne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형편없는 연습으로 혼난 날도 많았다.
특히 박자를 쪼개지 못해 드뷔시를 치다가 탈탈 털리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래도 사람마다 자신에게 맞는 작곡가의 ‘상성’은 분명 존재하는 것 같다.


“Mozartienne”이라는 단어는
Parisienne (파리에 사는 여자), Magicienne (여자 마법사)처럼
‘Mozart(모차르트)’라는 고유명사에 여성형 접미사 -ienne을 붙여 만든 말이다.


즉, 모차르트적인 성향을 지닌 여자라는 뜻이다.

혹시, 모차르트의 음악을 듣다가 문득 슬픔이 느껴진 적이 있는가?

늘 장난스럽고 가볍고 귀엽고, 프레이징 끝자락이 리본을 묶은 것 처럼 남는 감정 없이 깔끔하다.

그는 울지 않고 화내지 않는다.


그래서였을까—
그를 보면 참을 수 없이 화가 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처럼 어쩌면 누군가는 날 그냥 보기만해도 울화가 끓어오를지도 모른다.

그 이유를 설명하기엔, 모짜르티엔이라 그냥 꺄르륵 웃어버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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