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어찌하여 예전 야학 사람들과의 온라인 화상방을 열었으나 이젠 저마다의 삶터를 꾸리느라 한 방에 모이기가 여의치가 않았다. 미국으로 간호사로 나간 후배 선생이 사흘 전, 아이를 출산하고도 현지 새벽 시간에 자다말고 채팅방에 안부를 전한다.
한밭야학, 오륙 년을 그곳에서 내 나름 열심히 운영하는데 힘을 보탰는데... 참으로 오래간만에 야학 인터넷카페도 들어가본다. 함께한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데, 그 치기어린 시절의 폼에 낯뜨겁기도 하고, 그 시절 청춘의 연정도 뒤엉켜 그 오만 감정의 사람들이 그립기도 하다.
그러고보면 내가 거쳐온 여기저기 그 시간들이 또 나를 이뤄온 정체이기도 하니, 그때를_그이들을 허투로 여겨서는 안 될 것인데... 사람은 늘 그렇듯 지금의 저를 어제에 비추어 보는데 소홀한 듯하다. 어제를 덮고 감춘들 쉽게 묻힐 것도 아닌데, 그래서 그 기억을 잊으려 하는지도 모르겠으며, 또 부러 잊은 걸 잃어버렸다 둘러대면서 감성팔이를 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설을 보내며, 우리는 잊은 것과 잃은 것을 잘 돌아봐야 할 듯하다. 애써 꾸려왔던 것들, 어떤 신념과 신뢰로 이뤄온 것들을 다시 상기하면서 오늘을 부끄럽지 않게 열어야 되지 않나 생각하면서.
그립다고 말하기 전에 그간 살펴보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과 반성부터 필요하지 않나 생각하면서.
부디 새해 어제의 그 청춘들이 오늘도 청춘으로 살 수 있길 간절히 또 간절히 바라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