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축하의 말들이,
시들어간다.
평생 몸담았던 일터를 떠나던 날
온몸을 감싸주던 꽃다발이다.
장미 몇 송이를 골라
거꾸로 벽에 매달아 둔다.
종종 지나치며 언뜻언뜻 바라본다.
그럴 때마다,
시들어 가는 꽃보다,
분홍 리본에 쓰인 문구가 눈에 띈다.
‘빛나는 당신의 내일을 응원합니다’
빛나는 내일이라…….
퇴직 후의 일상은 결코 빛나지 않는다.
일 없이 아침을 먹고
청소나 하고 빨래를 돌리고
어영부영 해가 저문다.
빛깔을 잃어가는 마른 꽃송이가
힘겨웠던 순간들을 떠올린다.
뭔가를 놓지 않으려
주먹을 오므린 채,
말라가는 것이 애처롭다.
마른 꽃처럼 시난고난 사위어 간다.
어떤 약속도,
기다림도 없이,
무위의 시간들을 보내고 있을 뿐.
퇴색해 가는 꽃빛이 보기 싫다.
거두어 쓰레기통에 버린다.
빛나는 내일을 찾아 가리라.
다시 스트레칭을 하고
머리를 빗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