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ve New World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지음, 안정효 옮김, 소담출판사, 2019)를 읽고

by 도도히


환상적인 신세계! 과연 그들은 행복한가


과학 기술이 극도로 발달한 미래 사회 인간의 삶은 어떨까. 인간의 과학기술은 인간이 고통 없이 살며 불평불만이 없는 사회를 지향한다. 이러한 이상향에 맞는 맞춤형 인간을 대량생산하여, 인간성과 행복의 본질을 성찰하는 내용이다. ‘인간의 존엄성을 상실한 과학문명 세계’를 풍자한다.


자기의 삶에 대해서 욕망하거나, 비판력이 없는 사람들이 ‘소마’라는 약물에 의존하며 산다. 알파와 베타, 델타, 감마, 엡실론 등 다섯 가지 유형의 인간들이 재배된다. 그들은 각자의 위치에 맞는 일을 하며 산다. 아무도 자신의 존재와 기능에 대하여 의문을 갖지 않는다.


우리 사회에 AI가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인간성이 말살된 기계사회가 머지않아 도래할 것이다. 기계 인간들이 주체가 되는 사회, 인간은 자유 없이 약물에 의존하여 쾌락과 만족을 추구한다. 완벽한 미래사회, 과연 인간은 행복할까.

오랜 기술의 발달과 과학문명은 인간사회의 편리함을 추구한다. 보다 많은 인간이 보다 행복하게 사는 사회를 꿈꾸며. 어제보다 나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하여 아이디어를 내고, 발전을 거듭하고, 노력에 박차를 가한다. 그러나 그럴수록 인간은 행복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자유롭게 불행할 권리


서기 2540년(작품 속에선 포드 연대 632년)의 이야기다. '문명 세계'라 불리는 이 사회에서는 지금의 인간은 살지 않는다. 더 이상 자연 출산이 아닌, 시험관(인공 자궁)에서 인간이 출산된다. 모든 인간은 태어나기 전에 유전적으로 계급이 정해진다. 알파(Alpha), 베타(Beta), 감마(Gamma), 델타(Delta), 엡실론(Epsilon)이라는 5단계 신분계급의 인간이 대량 생산된다. 각 계급은 각 단계에 맞게 특정한 노동을 한다. 생산과정에서 이미 계급에 맞게 지능을 부여받고 신체 능력이 조정되어 맞춤형 인간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모든 인간은 ‘공동, 동일, 안정’이라는 슬로건아래 수동적으로 살아간다. 개개인은 가족, 종교, 예술, 철학적 사고 없이 존재하는 동물이다. 우울하거나 불쾌한 감정은 ‘소마(Soma)’라는 마약으로 해결한다. 이 사회에서 고통은 환각일 뿐이다.


버나드와 레니나는 야만인 보호구역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곳에 잔존해 있는 고대 인류, 존을 문명 세계로 데려온다. 그는 문명 세계에 충격을 받고, 인간적인 온갖 감정과 고통, 아름다움이 억압된 사회에 깊이 절망한다. 존은 문명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은둔생활을 한다. 그러나 저들의 지나친 간섭과 개입으로 결국 비극적인 선택을 한다. 인간다움이란 자유롭게 불행할 권리가 있어야 한다. 달리 말하면 그것이 행복의 조건이자 시작이다.


인류는 ‘멋진 신세계’를 꿈꾼다. 그러나 슬픔과 고통, 사랑의 감정이 억압되고 자유의지를 잃은 행복은 진정한 행복이 아니었다.


작금의 우리 사회는 인간성이 상실되고 윤리 도덕이 파괴되어간다. 인간관계가 건조해지고 인성이 과격해진다. 돈과 물질의 노예가 된지도 오래되었고 무모한 폭력이 난무하다. 가족이 해체되고, 고독사 노약자가 늘어간다. 한편에선 넘치는 풍요 속에서 무료함과 권태에 질식되어 간다.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상대적 빈곤이 악성화 되어간다. 극단적인 이기주의가 기승을 부린다. 일찍이 쇼펜하우어는 인생을 고통과 고독의 세계로 보았다. 니체는 고통을 이겨내는 자만이 삶을 즐길 수 있고, 고통을 느끼는 것이야말로 살아있음의 증거라고 했다. 뻔한 말이지만 다시 숙고하게 된다.


진정 인간의 행복이란 무엇일까. 차라리 지금, 이 현실이 유토피아일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며 든 생각이다. 멋진 신세계와 비견할만 하다고. 노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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