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공원 Maze Park

by 도도히

막차를 놓치고 돌아온 날,

되돌아가려니, 얽혀버렸어.

미끄럼틀 달팽이관 속으로 파고들어도

풀지 못할 문항을

문밖에서 두드리니, 난항일밖에

심화 문항을 끌어안고, 밤새 끙끙거렸어.

구름을 해매다 잠이 들었나.

밤이 짧았던가, 꿈이 길었던가.

잠을 잘라서 여백에 넣어 버렸어.

경연에 나갔으나, 모든 것이 꼬였어.

깃발이 다르잖아.

강추를 피할 수 없었을 뿐이야.

창피했지만,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걸.

미궁에 갇힌 짐승이 두려워 날개를 달지만

이카로스의 때 늦은 후회가 메아리로 울려와

상대가 목을 풀고 씩씩거렸어.

센 척하는 모습에 오히려 힘을 얻었지.

죽은 깨가 송송 박힌 볼이 귀여웠어.

하지만, 울 수도 웃을 수도 없잖아.

길을 잃었고,

너무 깊이 와 버린 걸

그제야, 깨달은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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