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무리가 취하다

by 도도히

새연교 아래 동동주를 놓고

주거니 받거니 횡설수설,

짜디짠 시간을 들이킨다.

구겨졌다 펴지는 주름 너머로

저녁 안개가 시야를 가린다.

술이 술을 부르고

혀끝은 꼬부라져 미끄러진다.

퍼즐 조각처럼 흩어진 말들

고장 난 발음이 튕겨 나와

꾸역꾸역 삼키는 게

술인지, 안주인지, 흐트러진 시간인지.

울다가 웃다가,

웃기지도 않은 짬뽕.

야심한 밤 푸른 바람이 분다.

가야 하는데, 여긴 어디인가.

이것은 무엇이며, 너는 왜 여기 있는가.

알아듣지 못할 말들을 서로 씨부렁거린다.

돌아가면 모든 것이 온전해질까.

아니, 달라지지 않아도 좋다.

니가 달라지면 그뿐이라고.

횡설수설, 잔은 깊어가고

권거니 잣거니

희뿌연 달무리마저 취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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