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상곡

by 도도히


낯선 호수 바닥을 헤매는 꿈,

불면의 밤 뒤척이다가

커튼을 열고 밖을 내다본다.

누군가 올 것만 같다.

언제부턴가 할 말이 끊겼다

할 말이 말이 되지 않았다.

더디게 뭔가를 그렸으나

아무도 알아보지 못했다.

어색하던 그 밤을 위로한다.

위험하다, 말없음표가

어두웠다, 하얀 원고지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는 건

저린 그리움이 아닐까.

괜찮다 주문을 걸어보지만

부질없다, 달밤도 저 별빛도

날이 밝아 온다고

새로운 날이 밝아오는 건 아니다.

커튼 뒤로 흰 달이 서성인다.

떠나라고 위로를 건넨다.

새처럼, 구름처럼,

어디로든.

매거진의 이전글만화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