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다림

by 도도히


무엇에 얻어맞은 듯

한순간, 생각이 멈춘다

마지막 기도를 접어

서랍 깊숙이 넣어두고 기다린다

마른 독백이 한 꺼풀 감기고

낡은 기다림이 마저 지워지고 있었던가

강물이 흐를수록 바닥은 깊어지고

통각이 단단하게 만져졌다

허구한 날, 속 빈 웃음이나 지으며

게으른 평화를 품안으로 들인다

표고버섯처럼 터진 기다림이

꼬리마저 감추고 숨어버릴 즈음

악에 받친 네 소리가 하늘에 닿았는지

보름달이 두렷이 떴다

그림자가 흐린 빛 아래

제 모습을 드러낸다

잊은 것들을 기억하며

두 손 모아 다시, 너를 호명한다

나뭇잎이 물들어 가듯

신중하게 그 이름을 새긴다.

너의, 너의, 너의

또 다른 나의 이름을 부르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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