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을 똑바로 바라보았어
눈이 멀어버리는 금기 따윈 두렵지 않았지
중앙동 사거리 쏟아지던 인파 속에서도
칸나, 니 뜨거운 옷깃만이 펄럭였어
모든 것을 태우던 불길 속에서
활활 저마저 타올라 불기둥이 되던
칸나, 너의 열정은
한나절 소낙비처럼 끝이 났지
타버린 잿더미 속에서
긴 목울대를 올리며 핀 너를 본다
푸른 대궁 끝에
붉은 깃발을 꽂고 울음 울던
한여름의 레지스탕스
그 미완의 꿈이
다홍빛 화인이 되어
밤 하늘 달빛으로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