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턱 막히는 여름이었다. 병실에는 쉼 없이 에어컨이 돌아가고 있었다. 그 무렵, 아주머니 한 분이 입원했다. 그녀는 늘 커튼을 친 채 병실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화장실에 갈 때만 잠깐 모습을 드러내는 아주머니를 보고, 나는 깜짝 놀랐다.
한여름인데도 패딩을 입고 있었고, 마스크 위에 수건까지 여러 겹 둘러 얼굴을 감싸고 있었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어디가 아프셔서 얼굴을 이렇게 가리셨어요?”
아주머니는 잠시 망설이다가, 작게 웃으며 말했다.
“바람이 닿으면 너무 아파서요.”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선풍기 바람이 얼굴을 스쳤고, 그녀는 움찔하며 소리를 냈다.
“아이코, 따가워… 바람이 얼굴에 닿을 때마다 칼로 베는 것 같아요.”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고개만 끄덕였다.
“그래서 여름인데도 이렇게 입고 있어요. 안 그러면 견딜 수가 없어서…”
아주머니는 이곳에 오기 전까지 여러 병원을 다녔다고 했다.
“여기저기 다녀봤는데요, 통증이 왜 생기는 지도 모르겠고… 치료를 받아도 그대로예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나 역시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을 붙잡고 병원을 전전하던 시간이 떠올랐다.
나도 그랬다. 혹시나 이번에는 다르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진료실 문을 열던 날들.
“그래도 혹시 나아질까 싶어서 계속 받아보는 거죠.”
그녀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그 안에는 기대와 포기가 뒤섞여 있었다. 나는 쉽게 위로의 말을 꺼낼 수 없었다. 다만 그 마음이 어떤 것인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말 대신 우리는 잠시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앉아 있었다.
끝은 있는 건지 묻고 싶었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