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풍경

by 청아 장혜남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친구와 카톡을 하고 있는데 내 앞쪽에서

나이든 여자의 앙칼진 소리가 들려온다.

놀라 얼굴을 들어보니 임산부석에 앉아 있는 나이든 여자와 역시나 나이든

남자와 언쟁이 시작되었고 급기야 화가 난 남자가 상대 여자에게 폭력을

휘두를 만큼 사태가 악화 일로였다.

이때 예비군복 인지 군복인지 차림의 왜소하고 키가 작은

젊은 남자가 조용히 다가서더니 웃는 얼굴로 화가 난 남자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이러시면 안된다며 내 쪽으로 조용히 피신을 시킨다.

나이든 남자는 못 이기는척 씩씩거리며 순순히 따르면서 사건이 무마되었다.

잠시 후 나이든 남자가 지하철에서 내리자

한 중년 여성이 젊은 남자를 향해 엄지척을 하며 최고, 멋지다 잘했어

라고 치켜세우며 갖고 있던 과자를 챙겨준다.


그리고

임산부석에 자리를 양보 받은 임산부가 한 나이든 남자에게 고맙다며

정중히 인사하며 내리는 모습,

퉁퉁부은 다리를 벼슬 마냥 내보이며 구걸하는 한 남자에게

급히 다가와 만원 지폐를 주고 가는 젊은 여자,

오늘 내가 잠깐 지하철 안에서 본 풍경들 이다.


싸움을 말리는 젊은 남자의 용기와 그것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박수를 쳐주는 중년여성,

고마운 것을 고맙다고 표현 할줄 아는 임산부,

불쌍한 자에게 자비를 베풀 줄 아는 젊은 여성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흐뭇하게 따뜻하게 만드는 사람 사는 세상 편에 서있는

이런 사람들이 있기에 세상은 그래도 살만한 것이라는 생각을 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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