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

by 청아 장혜남

얼마전 소풍 영화를 관람했다.

인생 끝자락에 머물러 있는 노인들의 이야기를 영화에 담았다.

기대감 없이 본 영화는 오래도록 내 마음에 진한 여운을 남겼다.

주인공 은심은 파킨슨병에 걸려 손 떨림 증상이 나타난 상태인데

자주 죽은 엄마가 나타나고 어린 시절 환각을 본다.

아들은 사업이 파산 직전까지 이르렀고 은심의 집과 보험금까지 넘본다.

그러던 중 은심의 고향 친구이자 사돈지간인 금순이 찾아오고 은심은 금순에게

같이 고향에 내려 가자고 제안 한다.

그렇게 둘은 경남 남해 바닷가 마을 금순의 집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막걸리

양조장을 운영하며 살고 있는 고향 친구 태호와도 재회하면서 이들은 10대의

추억 속으로 빠져들며 행복한 시간들을 보낸다.

어느날 요양원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세 사람은 친구를 만나러 간다.

친구는 자식들이 엄마를 요양원에 맡기고 이민을 가버렸다 그 충격으로

친구는 넋이 나간 상태로 지내고 있다.

지난날 추억을 상기시키며 그녀의 마음을 돌려보려 해도 꿈쩍도 안하던 친구에게

은심이 “우리 여기서 함께 모여 우리끼리 재미있게 살면 되겠다” 라고 하자

멍하니 넋을 놓고 있던 친구가 갑자기 “이곳은 사람이 들어 올 곳이 못돼 숨을 쉰다고

다 살아 있는게 아니야 그러니 니들은 그냥 집에서 죽어” 라며 절규 한다.


그 대사가 내 가슴을 후벼판다. 나 또한 그러고 싶기에..

이들 세친구는 다 질환을 앓고 있다

혼자 살고 있는 태호는 뇌종양 말기 임에도 하나 뿐인 딸에게 조차 숨기다

과거 짝사랑 했던 은심에게 자신의 병을 알리며 혼자만 알고 있으라고 말한다.

은심이 왜 나한테 그 얘기를 하느냐고 묻자 태호는 너무 외로워서 누군가 한 사람

에게 만은 말하고 싶었노라고 대답한다.


태호의 그 마음이 어떤건지 어렴풋이나마 알거 같아 내 마음이 저려온다.

얼마 후 태호는 숨을 거두고 은심 금순은 집안을 깨끗이 청소한 후

자식들에게 자신들의 모든 것을 남기고 김밥을 싸 갖고 소풍을 떠난다,

높은 언덕을 힘들게 올라 정상에 앉은 둘은 싸온 김밥을 정답게 먹으며

산 아래를 내려다 보며 회한에 젖는다. 마지막 그들의 모습이 내 뇌리에서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인생은 잠시 왔다 가는 소풍 같은 것인가!

주어진 남은 시간 후회 없이 아름답게 마무리를 하며 살고 싶다.

살아 가는건 곧 죽음으로 향하는 여정이기도 하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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