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다
1200만 관객이 몰렸고 2000 만을 예상할 만큼 화제다.
왕이었던 소년이 하루 아침에 왕좌에서 쫒겨나 낯선 유배지에서
살아가는 상황을 보여준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폐위된 단종이 영월 청령포로 유배된 뒤의
시간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 이다.
조선왕조를 통해 가장 비극적이고도 아픈 역사이기도 하다.
영화를 보며 나는 노산군으로 강등된 단종만 보였다
자신의 복위를 시도하다 발각된 충신들이 끔찍한 고문소리 를 들어야만 했던 어린 왕
두려움에 떨면서도 그들을 향한 마음이 어떠했을까 !!
유배지로 떠날때 모든 것을 체념한 듯 초점 조차 없는 눈빛
그럼에도 남아 있는 왕의 품위
범접할 수 없는 기품과 위엄을 갖추었으나 눈빛은 공허함 ,
광기어린 집착이 서려있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긴장을 놓치지 못하게 한다.
그러나 그 이면에 깔린 지독한 외로움이 보는 이들의 연민을 자아낸다.
영화가 시작될때 부터 끝날때 까지 그 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나를 본다.
너무 시리고 아프다 더할 나위 없이 ..
거기에 또 다른 남자 엄 흥도
겉으로는 담담해 보이고 왕의 명령에 순응 하는듯 보이지만 그 내면은
끊임없이 소용돌이 친다
체념한 듯 하면서도 끝내 꺾이지 않는 단단함이 묘사될때 큰 매력을 느낀다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남자와 그 옆에 가장 낮게 엎드린 남자
모두가 권력의 눈치로 외면 할 때 홀로 비극적인 운명에 처한 왕을 끝까지
지켜낸 인물이다.
강물에 버려진 왕의 시신을 거두는 자는 삼족을 멸한다는 세조의 엄명에도
그는 왕의 시신을 가족 묘자리에 안치한 후 ( 지금의 장릉이다 )
그의 가족들과 종적을 감추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조선 후기 숙종때에 이르러 그의 충절이 공식적으로 인정 받았고 공조판서로 추증
(죽은뒤 관직을 올림) 되었다.
잠시 잊고 있었던 사육신 생육신 생각이 났다
신하는 두 임금을 섬길 수 없다는 충절의 사람들
단종의 복위를 시도하다 발각되어 온 몸이 찢기는
능지처사로 처형된 6명의 학자들
이들을 일컫어 역사는 사육신 이란 이름으로 기억한다
세조의 왕위를 인정하지 않고 벼슬을 버리고 평생 숨어 살았던 학자들
이들 또한 생육신 이라 불린다.
이들은 왕을 잃은 슬픔을 안고 세상과 떨어져 거리를 두고 살며 지속적인 감시
하에 살았을 것이다.
단종 이야기의 슬픔은 단지 한 왕의 비극이 아니라 충성과 절개를 위해 목숨을 내놓은
사람들까지 포함된 슬픔이다
역사속의 비극을 보면 우리가 왜 그런 양심과 절개를 소중하게 여기는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영화를 통해 아픈 역사를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잠시 숙연해 지기도 했다.
영화를 보러 들어갈때는 관객이었으나 나올때는 백성이 되어 나온다는 얘기가 심심잖게 들려온다.
장항준 감독에게
정말 잘 만들었노라고 아주 오랜만에 내 마음의 큰울림을 준 영화라고
엄지 척을 날리고 싶고
유해진 박지훈 두 배우의 연기력도 높이 평가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