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과악의 경계에 선 교사

인간이 된 선생님은?

by 보리

내가 가르치는 아이가 다른 아이를 괴롭힌다.

교묘하게. 다른 아이들은 차마 잘못했다고 이를 수는 없게끔. 하지만 누구든 괴롭히는 것은 알아차릴 수 있게.

그것을 알아차리는 어른들 조차 잘못했다고 꼬집어 말할 수는 없을 만큼 말이다.


어째서인지 내 눈에는 그런 아이들이 더욱 잘 보이고,

대놓고 친구들을 괴롭히는 아이보다

더욱 비뚤어져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친구에게 복수는 해주고 싶지만,

어른들에게는 혼나지는 않고 싶고, 칭찬받고

인정받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런 어른들을 한편으로는 증오스러워한다.


만약에라도 선생님이 눈치채고 나를 혼내려 들면,

친구들과 부모님을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서

선생님마저 나를 어쩔 수 없게끔 만든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을까.

가정환경? 다른 이와의 비교? 또는 뿌리 깊은 결핍?

그것도 아니라면 천성?


나는 가르치는 사람의 위치에서 그러한 아이들에 대해

끊임없이 번뇌했고, 지금도 번뇌 중이다.


내가 가르치는 아이가 다른 아이를 아프게 할 때.

다른 아이들을 부추겨 나를 함께 모욕할 때.

나는 혼란스러운 감정 속에서 나를 다잡고

이 아이를 올바른 길로 이끌 수 있을까.

애초에 나에게 그럴 자격이 있는 걸까?


아이에 대한 고민은 나에 대한 불확신으로 이어진다.

그렇게 세상에 대해 고민하고, 나에 대해 고민하기를

반복했다.


마음속으로는 이미 알고 있다.

모든 아이들은 평등하게. 사랑스럽게.

나의 감정을 배제하고 모두가 알고 있는

올바른 도덕을 몸소 실천하고, 가르쳐야 한다는 것을.


하지만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행동 앞에서 알아차리는

나의 감정적인 모습이란.. 어른답지 못하다.

아이에 대해 섣불리 기대하고 실망을 감추지 못하는

내 모습이 선생님스럽지 못해서 실망스럽다.


괴롭다. 아이 부모님은 알고 있을까?

알고 있겠지. 하지만 아이 문제를 이야기하면

내가 되려 아이를 공감하지 못하고,

사랑하지 않는 교사로 취급받지는 않을까?


앙심을 품고 나를 신고라도 한다면?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옷 없듯이,

나도 무언가 죄가 있지 않을까?


그냥 모른 채 하고 아이를 포기하면 쉽지만,

그럼 마음속의 양심이 이렇게 외친다.

‘저 아이, 정말 저대로 살게 놔둘 거야?‘


아니. 내가 먼저 살려고 놔두는 거야.

‘하지만 그렇게 놔두면 너도 계속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같은 지점을 빙빙 돌텐데? 그럼 너도 결국 못 살 텐데?‘


맞아.

결국은 해결해야 할 문제다.

무엇이든 답을 내려야 내가 홀가분하게 살 것 같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