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기억
모든 것들이 생경하고,
모든 것들이 부당하게만 느껴졌고,
도와줄 이는 하나도 없다는 검은 두려움이 나를 감쌌다.
아무것도 모르는 내 앞에 앉아있을
60여 개의 눈동자를 상상하며 벌벌 떨었다.
‘그들을 책임져야 해.’
‘학부모에게 책 잡히면 안 돼.‘
‘교사가 첫 해라고 절대 알리면 안 돼.’
‘업무를 몰라도 혼자 해결해 봐야 돼.’
나를 옭아매는 목소리들.
그리고 무신경하게 느껴지는 주변의 응원과 위로.
부스럭부스럭.
아이들이 들어오는구나.
어떡하지?
첫인상은 웃어야 하나?
무서운 표정을 해야 분위기가 잡힐까?
막상 당도한 모습은
나보다 더 긴장한 작고 가느다란 생명체.
교실 문밖을 서성이며 어쩔 줄 모르는 아이.
함께 어쩔 줄 몰라하며 문밖에 서있는 그의 어머니.
아이를 소개하며 잘 부탁드린다는
손 편지를 한 움큼 써오신 분까지.
그렇구나..
모두가 이렇구나!
그렇다면 나는..
서툴지만 이 마음들을 모두 받아들이겠다.
그리고 다시 아이들에게
넘치도록 쏟아부어 줄 것이다.
그리고 펼쳐졌다.
내 인생에서 지울 수 없는 따뜻한 순간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