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를 배우는 교실
다시 말하고,
고쳐 말하고,
한 번 더 말해본다.
하고 싶은 말은 이만큼 많은데,
사람 앞에 서서 말하려니
막상 할 말이 없어졌다.
아니, 정확히는
할 수 있는 한국어가 없다.
선생님의 표정은 점점 당혹스러워진다.
친구들은 하나둘 답답해한다.
눈앞이 까매지고, 손이 떨려오기 시작한다.
“oo아 괜찮아, 다음에 다시 발표해 보자.”
자리에 앉는다. 털썩.
마음도 앉는다. 쿵.
쿵. 쿵. 쿵. 쿵.. 쿵… 쿵….
미칠 듯이 뛰었던 심장이 조금씩 가라앉는다.
그 이후로 나는 조금씩 말을 아끼게 되었다.
다 함께 교과서를 읽을 때도,
친구들과 모둠활동을 할 때도,
발표를 할 때도,
선생님이 물어볼 때도,
나는 말하지 않기로 했다.
그게 나를 지키는 방법이니까.
엄마는 학교에서 잘 적응하는지 물어본다.
그냥 그렇다고 짧게 대답한다.
내가 어떻게 지내는지는 모두 몰랐으면 한다.
하지만 이런 내가 유일하게 숨통이 트일 때가 있다.
그건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친구들과 있을 때.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선생님을 잠깐이나마 만날 때.
그래서 부모님께 말 못 하는 고민을 말할 수 있을 때.
한국어를 배우려고 다 같이 모인 교실이지만,
한국어를 배우는 것보다
나와 똑같은 친구들을 보는 것이 위안이 된다.
나만 한국어를 못하지 않아서,
나만 특이한 사람이 아니어서,
나만 외로운 게 아니어서 그게 위안이 된다.
아침부터 복도에서 서성인다.
약속한 수업시간보다 일부러 빨리 와서 기다린다.
한국어 수업이 끝나도
쉬는 시간, 점심시간 내내 복도를 서성인다.
맞다, 실은 나는 말하고 싶었다.
드러내고 싶었다.
그것이 남들은 이해할 수 없는 언어일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