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안에서

같은 듯 다른 우리는

by 보리

참으로 다양한 나이대와 성향의 사람들이

한데 뒤섞여 있다.


때로는 무리 지어 지하철을 기다리고,

때로는 편안하게 앉아 네모 안의 세상을 즐기며,

때로는 불안한 손잡이 하나에 의지해서 휘청거리며 종착지를 기다린다.


술 취한 옆사람의 냄새에

인상이 찌푸려지기는 쉽지만,


미소 띤 얼굴을 찾기란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는 수준으로 어렵기만 하다.

잠시 휴대폰을 보며 웃음 짓다가도,

이내 쑥스러운 듯 무표정하게 돌아간다.


내 표정도 그들을 닮아갈 즈음,

엄마품에 안긴 아이와 마주친다.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방긋 웃는 그들은

이 세상에서 특이한 종족, 때로는

돌연변이 같은 느낌마저 든다.


학교 안에서는 그리도 당연했던 맑은 눈동자가

여기서는 왜 이리 보기 힘든 건지.


우리 아이들이 자라난다면,

설령 어른스러운 표정과 몸짓에 길들여지더라도

마음속 깊은 곳 숨겨둔 어린 빛깔은

잘 간직해 주었으면 한다.


때로는 세상 모든 이가 그것을 빼앗아가려고 애를 써도

절대 빼앗기지 않고. 끝까지 붙들고 늘어져서라도

꼭 쥐고 있으면 한다.


그래서 그 빛깔을 이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고이 품고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때가 된다면 그 마음을

정말 소중한 사람들에게

천천히 풀어 보여주었으면 한다.


모두가 그 마음을 알고, 느끼고, 기억할 수 있도록.

그리고 자신의 빛깔도 수줍게 내보일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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