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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민 May 03. 2022

주식회사로서의 자각이 필요한  프로야구단과 KBO리그

KBO리그의 위기는 실체적 진실

"KBO리그의 위기는 실체적 진실. 위기 극복은 '주식회사'로서의 자각(=존재의의를 찾는 것)과 이를 지탱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구축으로부터"


KBO리그 내 전통의 인기팀이 맞붙었던 지난 주말, 잠실야구장을 찾은 많은 팬들은 모처럼 좋았던 지난 시절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신규 고객 확보 부진으로 인한 리그의 활력 저하와 기존의 산업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뒤흔들었던 COVID-19 사태에 이르기까지...


'위기'라는 두 글자의 엄중함에 의기소침할 수 밖에 없었던 그 동안의 설움을 말끔하게 털어내려는 듯, 현장을 찾은 수 많은 야구팬들은 목청 껏 함성을 지르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이에 감응한 일부 인사들은 'KBO리그의 위기'라는 것은 사실 허상이었을 지도 모른다...라는 성급한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습니다. '야구 망했다고? 6만 명 운집한 엘롯라시코...'와 같은 자극적인 기사 제목을 뽑으면서 말이죠.


하지만, 지난 4월(개막월) 한 달 간의 흥행 실적은 그야말로 안타까운 수준이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4~6월은 프로야구 산업의 대목 중의 대목입니다. 온화한 기후, 여기에 더해 모두가 (아직은) 우승 후보로서 주목을 받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실망스러운 4월 실적은 KBO리그의 '위기'가 그저 허언이 아닌 실체적 진실임을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육성응원 금지가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이는 육성응원이 허용된 이후에도 여전히 흥행이 부진했기 때문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프로야구의 인기에 이상 기류가 돌기 시작했던 지난 2013년과의 동기 대비 실적 자료 등을 준비했습니다.


*(참고 1 - 첨부이미지 참조) 잠실야구장 사용팀들의 4월 흥행 실적 비교 (2022년 vs. 2013년)


*(참고 2) LG vs. 롯데 '시즌 최초 잠실구장 주말 3연전'  입장객 수 비교 (2013년 대비 -4,000명 수준)

2022년 4월 29일(금) 15,681명

↔ 2013년 4월 26일(금) 21,605명

2022년 4월 30일(토) 23,018명

↔ 2013년 4월 27일(토) 27,000명(매진)

2022년 5월 01일(일) 20,513명

↔ 2013년 4월 28일(일) 24,280명


현재의 KBO리그의 위기는 전적으로 COVID-19 사태에 의한 것이 아닙니다. 야구단을 '운영하는 목적'이 무엇인지를 망각하게끔 만든 기존의 패러다임이 낳은 산물입니다.


840만 관중이 모여들었을 때에도 이미 프로야구 산업은 위기였습니다. 자본이 (완전)잠식된, 그럼에도 이윤 창출은 난망한 주식회사... 이것이 40년 묵은 프로야구단의 참담한 실체입니다.


믿겨지십니까? 모두가 애써 외면하고자 했던... 화려한 외양 이면에 짙게 드리워진 그늘.


홍보 목적 또는 사회 공헌의 일환으로 프로야구단을 운영한다는 주장은 이를 위한 훨씬 더 좋은 대안들이 널리고 널린 작금의 상황 하에선 그저 공허한 외침일 뿐입니다.


이제 프로야구단은 주식회사답게 '스스로의 생존 방안'에 대해 적극 고민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부지불식 간에 (전격 매각 결정으로 모두에게 충격을 안겼던) 제2, 제3의 SK와이번스가 되고 말 것입니다.  


제가 주목하고 있는 SSG랜더스는 리테일이라는 신세계 그룹 본업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역동적 고객 접점'으로서 지속 발전해나갈 것이라 기대되어 집니다. 다시 말해, 모기업이 프로야구단을 운영할 목적이 뚜렷하다는 것이죠.


하지만, 나머지 구단들은 어떨까요?

여러분들의 머릿속에는 어떤 생각이 떠오르십니까?

이들의 존재 의의는 과연 무엇일까요?

혹시 구단주의 값 비싼 취미같아 보이진 않으신가요?


'생존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구축'은 바로 이러한 고민에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이것도 저것도 힘들다면 야구 이외에 야구단과 야구장이라는 인적, 물적 자원을 활용하여 지역사회가 안고 있는 pain point를 어떻게 공략할 수 있을 지를 고민해보길 권합니다.

관점을 바꾸면 기존에 보이지 않았던 많은 것들이 보일 것입니다.


(*야구장이 지역민들의 소유물임을 감안하면 위의 방안은  스포츠산업진흥법의 혜택을 누리기 위함 뿐만이 아니라 사용자로서 마땅히 수행해야할 도리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닳고 닳도록 주장해 온 여가선용의 장 제공이라는 허울로는 턱 없이 부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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