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1000만 관중시대와 상식에 반(反)하는 비즈니스 구조

by 김경민

KBO리그 10개 구단들의 2025년 경영 실적이 하나 둘씩 발표되고 있습니다.


이들 중 제가 관심을 두고 지켜보는 구단은 B2C 중심의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는 모기업(및 계열사)을 두고 있는 롯데자이언츠, SSG랜더스(신세계야구단), 그리고 NC다이노스 총 3개 구단입니다.


이들 구단들은 B2C 비즈니스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모기업 및 계열사들의 전문성 및 인적, 물적 자원을 자사의 수익성 창출 및 강화에 활용할 수 있는 주체들입니다.


그리고, 활력 넘치는 프로야구 현장을 그들이 속해 있는 그룹의 주요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한 역동적 접점으로 제공 및 활용할 수 있습니다.

(서로의 고객층이 유사하거나 동일, 본격적인 프로야구 비즈니스가 상대적으로 용이)


나머지 구단들은 국내보다 해외에서의 매출액이 훨씬 큰 글로벌 대기업(삼성,LG, KIA)의 산하이거나 또는 B2B 및 B2G 비즈니스를 중점 영위하고 있는 대기업(한화, 두산) 산하 구단들입니다.


이들은 위 3개 구단(롯데, SSG, NC)에 비해 상대적으로 프로야구단을 통한 수익 창출에 덜 적극적일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해외의 경우처럼 개인(들)이 소유하고 있는 서울히어로즈는 논외)


1,088만 관중(좌석점유율 70% 이상)이라는 미증유의 대기록.


사실 상의 흥행 꼭지점을 기록했던 지난 2024년의 경영 실적을 꼼꼼이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프로야구 및 프로스포츠 시장의 자생력 확보 가능 여부와 선순환 구조 확립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으리라 여겼습니다.


'과연 3개 구단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얼마나 될까? 무려 1,088만 관중을 기록했었는데... (두근두근)'


네, 저는 이익... 그것도 아주 큰 이익이 났을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당시 언론의 기사 제목들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지난 2024시즌은 장밋빛 찬사가 넘실거렸으니까요.


위 3개 구단의 2024시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아래와 같습니다.


△롯데자이언츠: (영)117.8억 원 / (당)110.2억 원

△신세계야구단: (영) 19.7억 원 / (당) 18.6억 원

△엔씨다이노스: (영) 8.4억 원 / (당) ▲2.4억 원(적자전환)


실로 충격적인 숫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상 지원금이나 다를 바 없는 모기업의 광고비를 등에 업고, 무려 1,088만 관객 방문이라는 초유의 흥행 실적에 상당한 수준의 방송중계권료 증액, 그리고 엄청난 굿즈 판매 실적을 올리고도 저 정도 수준의 이익이라니.


모기업 지원금의 반대급부인 광고매체들의 실제 시장가치는 지원금 총액의 15~30%정도로 보는 것이 광고 판매대행사들의 컨센서스임을 감안하면 위 3개 구단은 BEP(Break Even Point, 손익분기점)에 겨우 도달했거나 사실상 큰 적자를 기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KBO리그 내 수익-비용 구조가 상당히 기형적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죠.


타개책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합니다.

수익을 올리거나 비용을 낮추거나.

둘 다 한꺼번에 시행할 수 있다면 BEST.


향후 극적인 증대를 도모해야 할 매출 영역은 무엇이고, 절감해야 할 비용 부문은 무엇인지를 프로야구 시장이라는 울타리 안에 모여 사는 모두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본격적으로 도래했다고 생각합니다.

1,088만 관중에 저 정도 이익 수준이라면 향후의 영속을 기대하는 것은 꽤 힘들어보이니까요.


10개 구단의 중지(衆智)를 모을 수 있는 KBOP(Korea Baseball Organization Properties)의 역할이 중요해진 시점.

흔들림없이 판을 리드해나가기 위해선 10개 구단이 납득할 수 있는(혹은 믿고 따라갈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는게 우선입니다.


부디 상황의 심각성(?)을 모두가 뼛속 깊이 인지하고 일신우일신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나가 주시길.

이대로는 종국에 이르러 "이러다가 우리 모두 다 죽어~~"를 외치게 될 지도 모르니까요.


(첨언)


프로야구단의 단순 브랜드 노출 효과가 1조원이 넘는다고 주장한들, 모기업과 관계사들을 위한 실질적인 파생가치 창출에 뚜렷이 기여하지 못한다면 이러한 효과는 실상 공허한 것입니다.


그리고 KBO리그 내 10개 구단들의 모기업(및 계열사) 브랜드들은 이미 우리 사회 여기저기에 상당한 수준으로 노출되어 있음을 감안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역시 현재의 프로야구단들은 회장님들의 Pet Sports로 존재...? -_-)


- 단국대학교 스포츠과학대학 스포츠경영학과 겸임교수 김경민


<끝>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야구단을 해체하라! 뿔난 엔씨소프트 주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