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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희정 Aug 15. 2023

광복절 라이딩



날이 덮고 

햇살이 강해

아침부터 완전 무장이다.

무의도의 희뿌연 바다와 

선창의 작은 보트들만이

나를 반긴다.

그 많던 갈매기들은

어디로 들 떠나간 걸까?

지저귐도 

날갯짓도 없이

적막감만 가득하다.

이 더위에도

여전히 반기러 달려올 거라 기대한 것 자체가

단단한 착오다.

갈매기의 잘못은 

제로(zero),

휴일이 지난 어느 날

불현듯 

찾아들겠지.

혹독한 날들이 계속된

해방 전 일제강점기

나의 선조들은 이 여름을 어찌 보냈을까?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억압과 폭정 속에서

끝까지 견디어 낸 그 끝에서

가까스로 맞이한 해방의 날, 광복이리라.

그 위대한 여정 속에서

오로지 후세의 안녕과 복지만을 되새겼을 조상님들께

고개 숙여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이 휴일의 라이딩도

8.15. 광복의 산물임을 

나 홀로 되뇌어 본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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